위미트 프라이드를 요리한 모습/사진=위미트
'콩고기'가 우리나라에 등장한 것은 대략 1970년대다. 당시에도 '식물성 고기'가 유행했다. 일부에선 콩고기를 '대체육 1세대'라 부른다. 하지만 몇 점 먹어보다 젓가락을 내려놓기가 십상이었다. 씹히는 식감도, 맛도 고기가 아닌 모조품인 게 분명했던 탓이다. 이런 낭패를 본 경험이 있다면 다시 한번 젓가락을 들어봄이 어떨까. 이번엔 '버섯고기'다.
안현석 위미트 대표는 최근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계란 파동'에서 보듯 대체육 개발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우리 먹거리 생산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꿀 때가 됐다"고 밝혔다.
안 대표도 유학시절 대체육으로 만든 임파서블버거 패티를 먹어보곤 "언빌리버블"(unbelievable·믿을 수 없는 일)을 수차례 외쳤다고 한다. 미생물 등의 생명공학을 전공한 그가 진로까지 바꿔가며 뛰어들 정도로 대체육 개발시장은 매력적이었다고.
안 대표는 '치킨공화국' '치느님' 등의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로 우리 일상생활에서 가장 친숙한 닭고기에 먼저 주목했다. 시장조사 결과 국내 닭고기 생산방식은 지속가능하지 못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조류인플루엔자가 주기적으로 창궐했고 국내 양계농가의 항생제 사용량은 선진국 대비 8.2 배 수준으로 항생제 과다사용에 따른 먹거리 안전 이슈도 제기됐기 때문이다. 2017년엔 '살충제계란 파동'까지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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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석 위미트 대표/사진=김휘선 기자
안 대표는 원료수급 등을 고려해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새송이버섯을 선택했다. 이후 버섯 기반으로 닭고기 식감을 살린 식물성 원료육 개발에 파고들었다. "후보군 중 표고버섯은 자체 캐릭터가 워낙 강했고 테스트에서 사람들의 거부감이 가장 적었던 게 새송이버섯이었어요. 기호적인 측면에서 도드라진 특성이 없는 데다 고깃집에서 고기 대용으로 꺼내놓기도 하는데 식감에서 야들야들하면서 씹는 맛이 풍부하잖아요." 버섯 중 가격이 가장 저렴했고 공장에서 병에 넣어 길러내는 방식으로 생산의 안정성을 갖춘 점, 이 때문에 가격 변동성이 크지 않은 점 등이 고려됐다. 안 대표는 오랜 연구 끝에 새송이버섯을 재료로 한 치킨(상품명 '위미트 프라이드')을 선보였다. 양념과 갈비소스 2가지를 제공한다.
작은 점포에서도 설치해 쓸 수 있는 '비압출기 방식 대체육 제조 프로세스'를 개발해 특허출원했다. "새송이버섯을 치킨처럼 만들려면 원료배합부터 반죽, 가열, 압력, 냉각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압출기라는 대형기계를 사용해야 하는데 길이가 2~3m나 되고 너무 커서 기존 치킨가게에서는 쓰기 힘들어요. 설비투자에만 수억 원이 들죠. 이를 기존 상업용 주방설비들을 활용해 축소판으로 만든 겁니다. 커피전문점에서 쓰는 에스프레소 추출기는 큰 데 가정용은 싱크대에 놓고 쓸 수 있을 정도로 작은 것처럼 말이죠." 안 대표에 따르면 직접 개발한 프로세스를 다양한 조건에서 수백 회의 제조실험을 해 실제 닭고기와 같이 야들야들 씹히는 조직감과 퍽퍽하지 않은 수분감을 만들어냈다.
위미트 안현석 대표/사진=김휘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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