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화성 반도체 파운드리사업장 EUV(극자외선) V1 생산라인./사진제공=삼성전자
2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전 세계 파운드리 실적 기준 상위 10곳의 매출 합계는 직전 분기 대비 6.2% 증가한 244억700만달러(약 28조2511억원)로 집계됐다.
업체별로 살펴보면 파운드리 시장 1위 업체인 대만 TSMC는 2분기에 133억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전 분기보다 3.1% 증가한 규모다. 다만 TSMC의 매출 기준 점유율은 2분기에 52.9%로 직전 분기 54.5%보다 1.6%p(포인트) 떨어졌다. 지난 4월 P7팹에서 발생한 정전으로 40(㎚(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와 16나노 공정의 일부 웨이퍼가 폐기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상위 10개 업체 분기 매출, 점유율 추이./사진=트렌드포스 홈페이지 캡처
여기에 파운드리 기업들은 최근 가격을 인상하며 수익성을 높이고 있다. 대만 매체 자유시보에 따르면 TSMC는 최근 웨이퍼 가격을 최대 20% 올리겠다고 관련 기업에 통보했다. 단일 인상으로는 역대 최대의 인상 폭이다. 이외에도 미국 글로벌파운드리, 중국 SMIC 등의 가격 인상도 잇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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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도 올 하반기에 파운드리 가격을 15~20% 인상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최근 2분기 실적발표에서 "파운드리 공급 가격 현실화를 가속화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그러면서 "올해 파운드리 매출이 전년 대비 20% 넘게 증가할 것"이라 밝혔다.
시장에서는 3분기부터 가격을 포함해 수량과 원가 등이 동시에 개선되며 삼성 비메모리 사업부의 수익성이 큰 폭으로 개선될 것이라 보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2분기 2000억원 수준인 삼성전자 비메모리 사업부의 영업이익이 내년에는 분기 평균 1조원에 근접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복귀로 투자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4일 삼성그룹은 240조원 규모의 투자계획을 발표하면서 시스템 반도체 부문에서 "선단 공정을 적기에 개발하고 혁신 제품 경쟁력을 확보해 글로벌 1위로 도약할 계획"이라 밝혔다. 미국 제2 파운드리 공장 증설을 비롯해 시스템 반도체 부문에서만 향후 3년간 최소 50조원 이상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GAA(게이트올어라운드) 등 신기술을 적용해 3나노 이하 제품 양산을 앞당길 것이라는 언급에 대해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TSMC와 3나노 공정 개발과 양산을 두고 치열하게 경쟁하는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시장 주도권을 선점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3나노 공정이 파운드리 시장의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TSMC는 내년 7월 핀펫(FinFET) 기술을 활용해 업계 최초로 3나노 반도체 양산에 들어간다는 계획이고, 삼성전자는 GAA 기술로 승부를 볼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