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우자드 설립자 폴 파딩/사진=트위터
30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아프간에서 동물 자선단체 '나우자드'를 운영해온 폴 파딩은 전세기에 돌보던 개와 고양이를 태우고 전날 런던 히스로 공항에 도착했다.
파딩은 아프간인 직원 없이 동물들만 데리고 탈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세기에는 개 90~100마리, 고양이 60~70마리가 탑승했다. 파딩은 당초 유기견 및 유기묘 200마리를 비롯해 구조대원, 수의사 등과 탈출할 예정이었으나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았다고 한다.
파딩은 탈레반이 아프간을 장악한 뒤 영국 공군 수송기로 대피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군이 동물을 태울 수 없다고 하자, 개와 고양이를 데려가지 못하면 현지에 남겠다고 버텼다. 그러면서 아프간에서 개와 고양이를 구하는 과정을 '방주 작전'(Operation Ark)이라 부르며 동물 애호가들로부터 모금을 받아 전세기 대여 자금을 마련했다.
영국 군 당국이 전세기 이착륙을 불허하자 그는 소셜미디어(SNS)에 "영국은 나를 버렸다"며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이에 영국 국방부는 25일 해당 전세기의 이착륙을 지원하기로 했다. 하지만 파딩은 결국 직원들을 남겨둔 채 개와 고양이만 영국으로 데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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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딩의 동물 구조 작전이 알려지면서 이에 대한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다. 현지 직원을 포함해 통역사 등 영국에 협력한 아프간인들이 구조되지 못한 채 현지에 남아있어서다. 영국은 지난 2주간 1만5000명의 영국인과 아프간인을 구조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했으나, 지난 28일 조기에 대피 작전을 종료하면서 1000여명이 탈출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벤 월러스 영국 국방장관은 "영국군은 인간을 동물보다 우선시 해야 했다"며 "파딩과 그 지지자들이 동물 구조를 위해 작전을 지나치게 지체했다"고 지적했다. 아프간 참전용사인 톰 투겐트하트 하원 외무 특별위원장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개를 데려오는데 많은 병력을 사용했다. 반면 내 통역사의 가족들은 살해당할 위기에 있다"면서 "통역사 한 명이 '왜 5살짜리 내 아이가 개보다 가치가 낮냐'라고 물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