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에 유동성 장세 끝날까...은행·보험 '수혜'

머니투데이 정인지 기자, 김근희 기자 2021.08.2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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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7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20년 첫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2020.01.17. mangusta@newsis.com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7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20년 첫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2020.01.17. [email protected]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한국은행이 15개월만에 기준금리를 올렸다. 11월 추가 금리 인상과 미국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까지 이어지면 유동성 장세 파티가 끝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증시전문가들은 금리인상기에 은행과 보험, 경기민감주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했다. 경기방어주와 밸류에이션이 높은 성장주에는 부정적인 영향이 미칠 수 있다.



금리 1차례 인상 영향은 시장에 이미 반영...은행·보험↑
26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0.58% 내린 3128.53으로 장을 마쳤다. 코스피지수는 이날 소폭 상승으로 장을 출발했지만 기준금리 인상 소식 및 홍콩 증시 급락 여파에 반락했다. 코스닥지수는 0.26% 오른 1020.44를 기록했다.

정부와 한국은행이 미리 금리 인상 신호를 보낸 만큼 증시 영향은 제한적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호승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 23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가계부채 급증이) 선제적으로 통화정책의 정상화 경로에 따라 조정이 필요하다"고 발언했다.



업종별로는 금리 인상 수혜주인 보험, 은행 업종이 상승했다. 제주은행은 5.96% 뛰었고 한화손해보험, 메리츠화재, 코리안리, 삼성화재, 카카오뱅크는 1%대 강세를 보였다.

보험사들은 채권을 중심으로 운용하기 때문에 시장금리가 오르면 이자 수익이 증가할 수 있다. 은행들은 시장금리 상승으로 예대금리차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구경회 SK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상은 은행주의 이자 부문 수익에 긍정적"이라며 "당분간 은행주는 특별한 이슈가 없어 당분간 시장금리에 의해 은행주 주가가 좌우될 것"이라고 밝혔다.


구 연구원은 "시장금리에 비해 은행금리의 상승세가 뚜렷하지 않아 올해 은행 예대금리차는 횡보하고 있다"며 "기준금리 인상으로 시장금리가 추가 상승한다면 은행들의 예대금리차와 NIM(순이자마진)이 확대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금리 인상의 근거가 경기 회복세인만큼 경기민감주들도 긍정적인 영향이 기대되고 있다. 이날 비금속광물, 철강금속, 화학, 전기전자 등은 소폭 하락했지만 최근 8월 수출지표가 양호했던 만큼 경기 피크아웃(고점 통과) 우려는 줄어든 상태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거시경제의 순환적 회복과 국내 기업들의 실적 개선 기대감이 여전해 금리 인상이 국내 증시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했다.

그는 "2000년 이후 3번의 기준금리 인상기를 분석해보면 기준금리 인상은 대체로 경기 민감 대형 가치주에 유리하고 경기방어 중소형 성장주에 불리하다"고 설명했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유동성이 줄어들 가능성은 있지만 기업들의 실적이나 증시 방향성을 바꿀 재료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그는 밸류에이션이 높은 성장주의 경우 국내 금리보다 미국 기준금리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신용잔고가 높은 종목 등 레버리지를 활용한 투자도 위축될 수 있다.

최 연구원은 "한국은행이 연내 금리를 한차례 더 올릴 지가 관건인데 핵심은 코로나19(COVID-19)"라며 "한국은행은 코로나19 자체가 우리나라 경제 경로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보고 이번 기준 금리를 인상했지만 델타변이 등 변수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11월 한차례 추가 인상 가능..."리스크 관리 필요"
당장 유동성 장세가 끝나지 않더라도 국내외 중앙은행들이 시중 유동성 흡수에 나서고 있어 증시 변동성은 지속될 수 있다.

오는 26일~28일(현지시간)에는 미국의 잭슨홀 미팅에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의장 연설이 예정돼 있고 9월 중순에 개최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는 테이퍼링이 공식화될 가능성이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우리나라 기준금리도 오는 11월에 추가로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때문에 투자전략도 신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김성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상은 일단 경기선행지수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건설 수주, 수출입, 물가지수가 정점을 지나 하락하면서 경기 선행 지수도 7~8월 피크아웃(고점 통과)이 예상된다"고 했다.

그는 "주식시장이 최근 뚜렷한 조정 국면을 보이고 있어 반등시 매도, 주식 비중 축소로 적절하게 리스크 관리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 자산운용사 매니저도 "올해부터 테이퍼링이 자주 언급됐지만 증시에는 여전히 유동성 장세가 남아있다"며 "실제로 유동성이 축소되기 시작하면 증시에 충격이 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구조적인 성장이 기대되는 산업,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창출하고 있는 기업 등으로 압축해 투자하면서 리스크를 관리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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