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교부는 25일 브리핑을 통해 "채용 당시부터 이후까지 여러 차례 신원 확인이 이뤄진 이들로 정부는 도의적 책임·국제 사회 일원으로서의 책임·인권 선진국으로서의 국제적 위상 등을 감안했다"며 이송 배경을 설명했다.
먼저 현지 교민과 주아프간 한국대사관 철수가 이뤄졌다. 대사관 철수 결정이 지난 15일 있었고, 17일 새벽 마지막 남은 교민 1명과 공관 인원들이 완전히 철수했다. 동시에 정부는 아프간 조력자 철수를 위한 전 방위 노력을 전개했다. 미국 등 주요 우방국은 물론 카타르, 터키, 파키스탄 등 주변국과 접촉해 우리 이송 계획 협조를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또 정부는 현지 조력자들에게 다양한 경로로 이송 계획을 전했는데, 등록 대상 인원은 427여 명이었으나 최종 391명 철수가 성사된 것으로 보인다. 대상 인원 중에는 5세 미만 영유아가 100여 명에 이르러 이송 과정에 분유 등 지원이 이뤄지기도 했다. 이번에 철수하지 않은 30여 명은 잔류 또는 제3국행을 선택했다는 설명이다.

공항 접근 문제는 우리 외 현지인 철수를 고려하는 모든 나라에 해당하는 애로 지점이었다. 미국 주도로 열린 20개국 외교 차관 회의에서도 관련 호소가 이어졌다고 전해진다. 그런데 지난 22일 회의 이후 해결책이 보였다. 자력으로 공항에 집결하는 철수 방식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을 고려, 버스를 활용해 공항으로 이송하는 제안이 있었다고 한다.
카타르에서 주아프간 대사관 업무를 수행하던 공관 직원 4명도 지난 22일 다시 카불 현지로 돌아가 지원에 나섰고, 분투 끝에 버스가 확보되면서 철수가 성사될 수 있었다. 공항까지 이동은 대상 인원이 집결, 버스에 탑승한 뒤 여러 체크 포인트를 거치면서 진입하는 형태로 이뤄졌다. 평소 연락망이 활성화돼 있어 효율적 집결이 가능했다고 한다.
버스를 활용한 아프간 조력자 철수는 우리 사례가 첫 시도에 가까운 것으로 보인다. 전원 공항에 들어온 뒤 이송 중인 상황으로, 전 과정에서 불상사는 없었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군은 이번 아프간 조력자 수송에 '미라클'이라는 작전명을 부여했다. 군 수송기는 23일 중간기착지인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 도착, 24일 카불과 이슬라마바드를 왕복하면서 임무를 수행했다.
철수 인원들은 군 수송기 두 대에 나눠 탑승해 한국으로 이동할 예정이다. 이들은 26일 오전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 방역 절차를 거친 뒤 임시숙소로 이동할 계획이다. 외교부는 이번 아프간 조력자 철수를 "한국 외교사 첫 적극 이송 사례"로 평가하고 있다. 이번 철수 인원들은 난민이 아닌 특별공로자 신분으로 입국할 예정이다.
정부는 이들에 대해 우선 단기 비자 부여 후 장기 비자를 통해 체류 연장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체류 또는 정착 지원에 관한 후속 판단도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