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찍은 '미래 반도체 소재', 국제학술지 빛냈다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2021.08.25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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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텍 손준우·최시영 교수 연구팀 성과…전순옥 삼성 종합기술원 전문연구원도 '머크 젊은 과학자상' 수상

포스텍 손준우 교수(왼쪽)와 최시영 교수. /사진제공=삼성전자포스텍 손준우 교수(왼쪽)와 최시영 교수. /사진제공=삼성전자


지난 18일(영국 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고집적 반도체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신소재에 관한 논문이 한 편 실렸다. 논문 저자는 포스텍 신소재공학과 손준우·최시영 교수 연구팀. 연구팀의 성과는 반도체 초미세화로 발생하는 발열 등 오작동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소재 개발 부문에서 주목할 만한 결실로 평가받는다.

이 연구는 2017년 7월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연구과제로 선정돼 3년 동안 지원을 받았다. 삼성전자는 2013년부터 매년 미래과학기술 분야의 연구 과제를 선정해 연구비를 지원하고 있다. 미래를 책임질 과학기술을 육성, 지원한다는 취지다. 출연금 1조5000억원 중에서 지금까지 682개 과제에 8865억원을 지원했다.



매년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에 선정되는 과제는 10년, 20년 뒤 한국 산업을 이끌 차세대 기술로 발전할 것이라는 기대 때문에 학계는 물론, 업계에서도 조명을 받는다. 연구자들 사이에서는 실패를 용인하고 목표 달성을 강요하지 않으면서 과정 자체를 지식자산으로 활용한다는 원칙이 도전 의욕을 키운다는 평가도 나온다.

손준우·최시영 교수 연구팀의 이번 연구 결과는 그동안 네이처 7건, 사이언스 7건, 셀 1건 등 최상위 국제학술지에 소개된 논문 189건을 잇는 또 하나의 성과로 거론된다. 업계에서는 특히 한국 경제의 주력산업인 반도체 부문에서 선도기술 확보로 이어질 수 있는 성과라는 데 주목한다.



포스텍 손준우·최시영 교수 연구팀. /사진제공=삼성전자포스텍 손준우·최시영 교수 연구팀. /사진제공=삼성전자
반도체 업계에서는 그동안 반도체 칩의 고집적·미세화로 나타나는 발열 현상과 이에 따른 오작동을 해결하기 위한 방편으로 기존의 실리콘을 대체하는 신소재 개발에 공을 들였다. 대표적인 신소재로 특정 전압에 다다르면 물질의 상태가 절연체에서 금속으로 빠르게 바뀌는 상전이 산화물 반도체가 주목받는다.

손 교수 연구팀은 상전이 산화물 반도체의 일종인 단결정 산화바나듐이 전류를 흘릴 때 필요한 전압이 낮아 발열이 덜 되는 데 착안해 반도체의 원재료인 실리콘웨이퍼 위에 산화바나듐을 적층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단결정 산화바나듐의 결정 구조가 실리콘과 달라 전기 결함이 발생하는 문제도 실리콘과 구조가 같은 산화티타늄을 먼저 적층하고 그 위에 산화바나듐을 쌓는 방식으로 해결했다.

연구팀은 이번에 개발한 소재를 실제 반도체 소자 제작에 활용하기 위해 산화물 반도체와 전극 사이의 저항 감소, 소자 크기에 따른 전기적 특성 제어 등 관련 기술을 추가 연구하고 있다. 손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차세대 소재로 주목받고 있는 단결정 상전이 산화물의 우수한 특성을 기존 실리콘 반도체 소재에 적용할 수 있게 됐다"며 "초저전력 초고밀도 메모리 등 기존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차세대 반도체 소자 개발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25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국내 최대 규모의 디스플레이 학술대회 '2021 국제정보디스플레이 학술대회(IMID)'에서 전순옥 삼성 종합기술원 전문연구원과 유승협 한국과학기술원 교수가 각각 '머크 젊은 과학자상'과 '머크 어워드'를 받았다. 머크 어워드는 한국정보디스플레이학회(KIDS) 주관으로 IMID에서 제정된 기술논문상이다.

유 교수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와 조명 소자, 플렉서블 및 웨어러블 전자 기술 분야에서 산업적 파급력이 우수한 연구를 다수 진행해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전 연구원은 청색 OLED 소재 및 소자 전문가로 올해 신개념 소자 구조 개발을 통해 세계 최고 효율을 갖는 진청색 지연 형광 소자를 개발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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