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외인도 개인도 '팔자'…오늘도 빠지면 21세기 최장 기록

머니투데이 김영상 기자 2021.08.18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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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포인트]

  17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17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끊일 줄 모르는 외국인 매도 행렬에 코스피가 보름 동안 내리막을 타고 있다. 만약 코스피가 18일도 하락 마감할 경우 21세기 들어 최장 기록을 세우게 된다. 이날 오전 코스피가 오랜만에 반등에 나서고 있어 향후 흐름이 주목된다.

18일 오전 11시30분 현재 코스피는 전날보다 20.37포인트(0.65%) 오른 3163.46을 기록하고 있다. 장 초반 3120선까지 빠졌지만 다시 상승 흐름을 타면서 순조롭게 3160선을 회복했다.



외국인은 지난 9일 이후 꾸준히 매도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외국인과 개인이 각각 3051억원, 206억원 순매도하는 반면 기관이 3334억원 순매수하고 있다. 이 기간 외국인 순매도 금액은 약 7조8000억원에 달한다.

국내 증시의 큰손인 외국인의 매도 행렬에 밀려 그동안 코스피는 기를 펴지 못했다. 코스피는 지난 5일 이후 8거래일 연속 하락 추세를 이어왔다.



이 기간 137.29포인트가 빠지면서 안정적으로 보였던 3200선도 무너졌다. 코스피가 8거래일 연속 하락한 것은 2018년(9월 28일~10월 11일) 이후 처음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증시가 급락했던 지난해 3월에도 코스피는 7거래일 연속 하락에서 멈췄다. 최근 코스피 하락 흐름이 예사롭지 않았다는 뜻이다.

만약 이날도 코스피가 하락한다면 2000년 9월 이후 약 21년 만에 9거래일 연속 하락 기록을 새로 쓰게 된다. 21세기 들어서는 최초다. 당시에는 9월 4일부터 19일까지 연속 하락한 바 있다.


이날 역시 외국인이 매도 우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규모가 다소 줄면서 코스피가 상승 전환에 나섰다. 현재 약 0.6% 오른 상황에서 장 마감까지 치열한 힘겨루기가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증시 하락 추세는 △코로나19 재확산 △반도체 업황 우려 △중국 경제 회복세 둔화 △미국 테이퍼링 가속화 등이 종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삼성전자 (77,400원 ▼800 -1.02%), SK하이닉스 (189,900원 ▼3,100 -1.61%) 등 국내 증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 업종을 향한 우려가 외국인 순매도로 직결됐다. 이달 들어 외국인은 두 종목을 7조원 넘게 순매도하고 있다.

다만 외국인 순매도 규모는 업황 우려에 비해 다소 과도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SK하이닉스는 이날 2% 상승 중이고, 삼성전자도 보합권에 머물고 있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외국인의 반도체 순매도는 업황 고점 통과뿐 아니라 경기 둔화 우려와 테이퍼링 경계감이 맞물린 결과"라며 "반도체 주가에 가장 밀접한 지표인 수출 증가를 지속적으로 확인한다면 반도체 우려도 점차 완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원화가 달러 대비 지속적으로 약세를 보인다는 점도 증시에는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9월 이후 가장 높은 1170원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반도체와 코로나19 변수로 인한 원화 약세와 외국인 순매도 압력 확대가 다시 외국인 순매도와 원화 약세 압력을 자극하는 부정적인 피드백이 작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코스피가 오랜만에 반등에 나섰지만 본격적인 상승 궤도에 오르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노동길 연구원은 "주식시장 투자자들은 경기 회복세 둔화를 반영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신흥국 주식시장이 불리한 국면"이라며 "미국과 중국의 재정정책과 제조업지수 개선을 확인하면서 경기 회복에 자신감을 가져야 지수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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