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 인사' 황교익 내정…與野 연일 이재명 '지사 찬스' 때리기

머니투데이 홍순빈 기자 2021.08.18 06:00
글자크기
지난 13일 신임 경기관광공사 사장에 친여(親與) 성향의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59)를 내정한 것에 대해 '보은 인사', '코드 인사'라는 비판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경기도와 이재명 경기도지사 측은 즉각 해명에 나섰지만 이와 관련된 정치권 안팎의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경기관광공사 사장 내정자인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59)/사진=뉴스1경기관광공사 사장 내정자인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59)/사진=뉴스1


황교익 사장 내정…여야 정치권 연일 '이재명 때리기'
황씨의 경기관광공사 사장 내정 소식이 전해지자 정치권 안팎에선 '이재명 때리기'에 나섰다. 특히 여야 대권주자를 중심으로 이 지사가 '지사 찬스'를 썼다며 비판을 이어갔다. 이 지사와 경선 선두 주자를 놓고 이른바 '명낙대전'을 펼치고 있는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은 "전문성을 무시한 전형적인 보은 인사"라며 "경기관광공사는 경기맛집공사로 이름을 바꾸라"고 지적했다.



또 이 전 대표 측은 2018년 사장 채용 공모 당시 관련 분야 5년 이상 근무자, 공무원 4급 이상, 민간 근무경험 15년 이상 등이 조건이었으나 내정 직전 올해 응모 자격이 바뀌었다는 것도 문제 삼았다. 이낙연 캠프 오영훈 수석대변인은 "2021년 응모자격에서는 대외적 교섭능력이 탁월하신 분, 변화·개혁지향의 사업능력을 갖춘 분 등으로 대폭 완화됐다"고 지적했다.

야권에서도 연이어 이 지사를 때렸다.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이날 논평을 통해 "이 지사는 문재인 정부를 계승하겠다고 공언했다"며 "'코드 인사'라는 세간의 비판 쯤은 가볍게 넘겨버린 이 지사는 문 대통령의 인사 철학을 묵묵히 수행하고 있을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청출어람 청어람이 문제"라며 "누가 누구에게 욕을 하고 돌을 던지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는 '지사 찬스'를 언급하며 대놓고 비판했다. 그는 "내 편에게 아낌없이 은혜를 베풀어 주시는 이재명 후보님, 이게 바로 지사찬스라는 것"이라며 "경기도지사 임명권으로도 보은성 인사 남발하는 지사 찬스를 쓰는데 대통령이 되면 재명천하가 되는 건 빤히 보인다"고 일갈했다. 이어 "김어준은 KBS 사장 되겠다"고 덧붙였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사진=뉴스1이재명 경기도지사/사진=뉴스1
경기도·이재명·황교익…'보은 인사' 반박 이어가
정치권 안팎에서 황씨의 내정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자 경기도와 이 지사측은 즉각 해명에 나섰다. 특히 이 지사 측은 이명박·박근혜 시절 한국관광공사 사장을 역임한 이참씨를 소환해 전문성 부족에 대한 의혹을 전면 부인하기도 했다.


경기도는 채용조건을 변경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에 대해 지난 15일 설명자료를 통해 "추천대상자(내정자 포함)와 채용조건 변경의 연관성은 없다"고 밝혔다. 경기도는 "도 산하기관은 2018년 9월부터 경기관광공사는 물론 모든 산하기관이 열린 채용을 통해 우수인재를 채용하고 있다"며 "이번 경기관광공사 신임사장 채용을 위해 자격요건을 변경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 지사 측 현근택 대변인은 "(황씨가) 평창올림픽 때 남북 중요 만찬도 기획했다. 전문성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발언한 바 있다. 또 논평을 통해 "이명박 정부는 독일 출신 귀화 한국인 이참씨를 한국관광공사 사장에 임명했고, 박근혜 정부에서도 계속 자리를 지켜 최장수 사장으로 재직했다"며 "황씨는 이씨보다 활동 경력, 저술이 훨씬 많으며 전문성까지 겸비했다"고 해명했다.

정치권 안팎에서 '이재명 때리기'가 그간 논란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던 황씨도 직접 입을 열었다. 황씨는 "보은 인사라고 말들이 많은데, 문재인 지지자인 제가 문재인 정부에서 보은을 받으면 받았지, 이재명 경기도 정부에서 보은을 받을 일은 없다"라고 했다.

이어 "제가 관광업에 종사한 적이 없으나 지역 관광 상품 개발 관련 업무는 제 평생 과업 중 하나로 여기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에서는 해양수산부가 진행하는 명품어촌테마마을 선정 심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매우 적은 출장비이나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정부의 관광지 개발 사업이라 꼭 참석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