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신약 명가'로서 그동안 구축한 글로벌 네트워크도 mRNA 백신 세계진출을 위한 원동력이다. 세계보건기구(WHO) 백신허브 도전은 이를 위한 첫 단추가 될 전망이다.
한미사이언스 관계자는 "그동안 지주사로서 차세대 핵심 신약개발 플랫폼인 mRNA 관련 기술을 지속적으로 축적해왔고 화이자와 모더나, 큐어백 등 mRNA 백신 원액 위탁생산 가능성도 타진해왔다"며 "이제 본격적 성과를 낼 단계에 접어든 것"이라고 말했다.
생산능력 제고도 빠른 속도로 진행 중이다. 우선 원료의약품 계열사인 한미정밀화학은 1년 내에 최대 3억회 분량의 mRNA백신 원료를 공급할 수 있는 능력을 구축하고 있다. 핵심원료 3종(Cationic lipid, PEG-lipid, Hanmi Cap)은 연간 1억 도즈 생산이 가능한 단계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미약품 평택 바이오플랜트는 연간 DNA 백신은 1억회, mRNA 백신은 10억회 물량을 생산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해 놨다. 3년전 완공한 2공장에 구축해 둔 2만ℓ 규모의 미생물 배양, 정제 시설이 핵심 설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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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NA 백신의 개발과 생산 동시 수행능력은 최근 공급차질을 빚는 모더나와의 가장 큰 차이점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의약품 대규모 생산 경험 자체가 없는 모더나가 전 세계적 생산·공급망을 초고속으로 갖춰 관리하는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은 올해 초부터 제기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모더나는 지난해 전 세계적 코로나19 확산 전까지 창업자를 제외하고 직원수가 '제로'였던 무명의 미국 바이오벤처였다. 미국 정부의 대규모 자금이 투입돼 10개월만에 mRNA 백신 개발을 끝냈지만 대량 생산과 관리, 유통은 다른 문제였다는 것. 자체 생산능력이 없는 관계로 서플라이체인(연쇄 생산·공급망)이 전 세계에 흩어져 있어 통합 관리가 어렵다는 지적이다.
국내 대표 신약 명가로서 오랜시간 MSD와 제넨텍 등 글로벌 대형 제약·바이오사들과 신약 개발 협력과 영업을 함께 진행한 경험이 누적됐다는 점도 한미약품 그룹의 경쟁력으로 꼽힌다. 한 업계 관계자는 "풍부한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mRNA 백신 및 차세대 mRNA 의약품 연구개발과 글로벌 진출 추진에 속도를 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경쟁력을 통해 한미약품 그룹이 겨냥할 글로벌 mRNA 백신 시장 규모는 144조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시장조사기관 GIA(Global Industry Analysts)에 따르면 올해 640억 달러(약 73조 원)로 예상된 mRNA 백신 시장은 연평균 11.9% 성장해 2027년 1270억달러(약 145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한미사이언스 관계자는 "현재 해외 mRNA 백신 임상에 대한 파트너십 협상 등을 포함한 다양한 오픈이노베이션 (개방형 혁신)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며 "한미 바이오플랜트를 mRNA 제조 전용 공장으로 활용하기 위한 내부 설계도 최근 완료한 상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