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한미사이언스, WHO '백신허브' 제안서 제출…年10억도즈 능력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2021.08.09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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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사이언스·진원생명과학·명지의료재단 등 컨소시엄

[단독]한미사이언스, WHO '백신허브' 제안서 제출…年10억도즈 능력


한미약품 (312,500원 ▲2,500 +0.81%)그룹이 아시아·태평양 지역 '백신 허브'로 도약하기 위한 출사표를 던졌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전 세계적 코로나19(COVID-19) 백신 부족에 대응하기 위해 추진중인 지역별 백신 허브 구축 프로젝트에 대한 참여를 공식화했다.

최첨단 생명과학기술의 꽃으로 통하는 mRNA(메신저RNA) 기반 백신의 자체 개발 및 생산 능력이 무기다. 이를 바탕으로 그룹이 WHO 프로젝트에 선정되면 한국은 명실상부한 글로벌 백신 허브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창립 50주년을 앞둔 그룹도 다음 50년을 위한 먹거리를 확보할 수 있다.



9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그룹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33,500원 ▲200 +0.60%)는 최근 WHO에 코로나19 백신 지역별 허브 구축 프로젝트 참여를 위한 제안서 제출을 완료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미사이언스와 컨소시엄에는 진원생명과학 (2,350원 ▼35 -1.47%), 이노바이오, GS네오텍, 명지의료재단 등이 참여한다.

이 프로젝트는 WHO와 국제백신조달기구(COVAX)를 통한 전세계 백신 공급 대량생산 기지 구축 사업으로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한미 글로벌 백신 파트너십'의 일환이기도 하다. 이 프로젝트는 단순한 선언 수준에 그치지 않는다. 이미 WHO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아프리카 지역을 위한 코로나19 백신 허브 설립 절차에 돌입했다. 이 지역에서 남아공 제약사 바이오백과 아프리젠 생명공학이 백신 개발과 생산을 맡는다.



그룹이 백신허브 출사표를 던진 지역은 세계 인구의 40%가 밀집된 아시아태평양 지역이다. 이 지역도 전 세계적 백신 공급 부족에서 예외가 아니다.

특히 화이자와 함께 mRNA 백신 양대 축인 모더나의 공급 차질이 빚어진 상태다. 최근 국내에서 공급지연 사태가 빚어졌고 캐나다는 모더나로부터 지난 6월까지 받기로 한 약 5000만회 분 물량중 4000만회만 공급하겠다는 통보를 받았다. 일본도 당초 지난 6월까지 모더나로부터 4000만회를 공급받기로 돼 있었지만 이 기간 실제 공급된 물량은 1370만회에 그친 것으로 전해졌다. 의약품 대량 생산·유통 경험이 일천한 모더나의 전 세계 서플라이체인(연쇄 생산·공급망) 한계 탓이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해당 프로젝트에 선정되려면 무엇보다 안정적인 mRNA 백신 대량 생산 능력을 입증할 수 있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동안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장을 중심으로 WHO 프로젝트 참여 기회를 타진한 그룹은 내부적으로 충분한 역량을 갖췄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사이언스 관계자는 "현재 해외 mRNA 백신 임상에 대한 파트너십 협상 등을 포함한 다양한 오픈이노베이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며 "한미 바이오플랜트를 mRNA 제조 전용 공장으로 활용하기 위한 내부 설계도 최근 완료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그룹의 원료의약품 계열사인 한미정밀화학은 1년 내에 최대 3억회 분량의 mRNA백신 원료를 공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상태다. 원료를 이용해 mRNA 백신 자체를 생산할 능력은 원료 생산능력을 뛰어넘는다. 평택 한미 바이오플랜트는 연간 DNA 백신은 1억회, mRNA 백신은 10억회 물량을 생산할 수 있다.

그룹이 아시아·태평양 허브로 선정되면 한국도 명실상부한 글로벌 백신 허브로 도약하게 된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연말이면 국내 코로나19 백신 생산능력은 연간 10억도즈 규모가 돼 전 세계 물량의 10% 가량을 담당할 전망인데 여기에 한미약품그룹의 생산능력은 반영되지 않은 상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원료부터 완제까지 자체 생산과 개발을 모두 수행할 수 있다는 점이 한미약품 그룹과 모더나의 가장 큰 차이"라며 "그룹이 아시아태평양 백신 허브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가장 큰 경쟁력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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