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경쟁 속 日에 밀린 韓 기업…세계 1위 품목 '7개→5개'

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2021.08.06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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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혼게이자이 '2020 주요 상품 및 서비스 점유율 조사'

/사진=게티이미지뱅크/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국과 중국의 패권 전쟁 속에서도 글로벌 공급망의 중국 의존도가 높아지는 가운데 한국의 입지도 줄어들고 있다.

한국의 세계 시장 점유율 1위 품목이 1년새 7개에서 5개로 줄었다. 일본이 7개를 유지하면서 세계 1위 품목 보유국 순위에서도 4위로 밀려났다.

6일 일본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이 매년 70여 개 품목의 세계 시장 점유율을 조사해 발표하는 '2020년 주요 상품 및 서비스 점유율 조사'에 따르면 한국기업은 총 5개 품목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도의 7개에서 2개가 줄어든 것으로 종합 순위에서도 일본과의 공동 3위에서 4위로 밀렸다.



한국은 스마트폰, D램,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낸드플래시 반도체, 초박형 TV 등 5개 품목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모두 삼성전자 제품이다. 하지만 해당 품목의 시장점유율 모두 1년 전보다 떨어졌다. 세계 시장에서 한국기업의 성장 정체가 나타났다고 해석할 수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낸드플래시 반도체 분야에서 33.7%의 점유율로 1위 자리에 올랐다. 그러나 점유율 자체로만 보면 전년 대비 2.2%가 빠졌다.



OLED 패널에서도 64.3%의 압도적인 점유율로 선두자리를 지켰지만, 1년 전보다 9.1%포인트가 떨어졌다. 반면 2위 자리를 굳힌 LG디스플레이의 점유율 22.4%로 1년 동안 6.4%포인트가 올랐다.

D램 분야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삼성전자의 D램 시장 점유율은 41.7%로 전년 대비 1%포인트 빠졌으나, SK하이닉스는 0.5%포인트가 오른 29.4%의 점유율로 2위 자리를 유지했다.

초박형 TV 시장의 삼성전자 점유율은 18.9%로 1년 전보다 0.1%포인트 줄었고, LG 전자는 14.9%로 동일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점유율도 전년 대비 1.5%포인트 빠진 20.0%를 기록했다. 반면 미국의 애플은 지난해 스마트폰 출하량이 12억81000만대로 1년 전보다 6.6%포인트 줄어든 상황에서도 시장 점유율을 2.0%포인트 늘린 15.8%로 2위를 차지했다.

1년 전 한국기업이 차지했던 대형 액정패널과 조선 분야 선두자리는 중국기업에 내줬다. 앞서 해당 시장 선두자리를 꿰찼던 LG디스플레이는 전년 대비 6.7%포인트 떨어진 17.2%의 점유율로,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제조업체인 BOE에 1위 자리를 내줬다. BOE의 점유율은 전년 대비 2.2%포인트 오른 22.9%로 집계됐다.



조선 분야에서는 한국기업 간 순위 쟁탈전이 벌어진 가운데 중국선박집단(CSSC)이 1년 사이에 8.5%포인트 끌어올린 점유율 17.2%로, 앞서 1위였던 현대중공업을 2위로 끌어내렸다. 현대중공업의 점유율은 1.4%포인트 빠진 15.3%이다.

반면 삼성중공업의 점유율은 2.5%포인트 뛴 7.6%로, 지난해 4위에서 3위로 올라섰고, 3위였던 대우조선해양은 7.4%로 4위로 밀렸다.

한편 미국은 총 24개 품목에서 선두자리를 차지하며 종합 1위를 기록했고, 중국이 17개로 뒤를 이었다. 하지만 미국기업의 선두자리가 전년도(25개)에서 1개 줄어드는 사이 중국기업의 선두자리는 무려 5개가 늘었다. 일본은 전년과 동일한 7개로 종합 3위를 유지했다.



특히 중국기업의 시장점유율이 30% 이상에 달하는 시장은 액정패널, 전기차 배터리, 배터리 소재, 태양광패널 등 15개에 달했다. 특히 이 중 13개 시장에서의 선두자리도 중국기업이 차지했다.

닛케이는 미·중 간 패권 경쟁 속에서도 중국기업이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며 미국이 중국 견제를 목적으로 공급망 재편을 추진하고 있지만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행정부가 첨단제품의 자국 생산을 지원하고 나섰지만 소재와 부품 시장에서 중국 의존도가 더욱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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