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월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리는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복수의 삼성 소식통을 인용해 "이 부회장이 수감되어있는 동안 다루지 못했던 프로젝트가 다수 있다"며 "해당 프로젝트들은 (진행 여부를) 이 부회장이 결정해야 한다"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삼성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돌아오면 미국 투자가 마무리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규모·장기적 투자가 필요한 반도체 사업 특성상 총수의 의사결정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YTN의뢰로 리얼미터가 실시해 지난달 26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경제 활성화를 위해 이 부회장을 가석방해야 한다'고 답한 사람은 응답자의 66.6%를 차지했다. 반면 '특혜 여지가 있는만큼 가석방하면 안된다'는 답은 28.2%였다.
로이터는 "가석방을 찬성하는 이들은 글로벌 반도체 부족 상황에서 삼성의 경쟁자인 대만의 TSMC, 미국의 인텔이 공격적 투자를 늘리고 있는만큼 (이 부회장의 구속 기간이 길어질수록) 삼성이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고 전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 역시 "한국은 독과점, 정경유착, 세습 문제 등으로 전통적으로 기업에 대한 불신이 강했다"면서도 "최근 이 부회장에 대한 가석방을 찬성하는 여론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뿌리깊은 반기업 정서가 바뀌고 있는 듯 보인다"고 6일 보도했다.
이 부회장이 석방되면 삼성이 M&A에도 공격적 투자를 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2016년 미국 차량용 전자장비 기업인 하만인터내셔널을 9조4000억원에 인수한 이후 5년동안 그렇다할 굵직한 M&A사업을 진행한 적이 없다. 그사이 삼성전자의 현금 보유액은 4년 사이 57% 증가해 올해 6월 말 기준 1000억달러를 조금 밑도는 수준이다. 약 130조원의 현금이 묶여있는 것이다.
로이터는 반도체 분야에서 삼성전자의 M&A가능성을 언급하면서 "네덜란드의 자동차 반도체 회사 NXP의 시장가치는 약 580억달러로, 삼성의 전략적 요구에 적합해 (삼성의) M&A 목표물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가들을 인용해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전문경영인의 경우 (기업 경영과 관련한)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는 기간이 제한적인 반면, 오너경영자는 중장기 투자나 M&A 등 장기적 관점에서의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