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만에 닭고기값 최고가, 치킨값 인상 계획 없다지만…

머니투데이 박미주 기자 2021.08.03 15:29
글자크기

닭고기값 1년새 22% 급등… 치킨 프랜차이즈 본사, 인상 계획 없지만 배달료·인건비 인상이 문제

2.5년만에 닭고기값 최고가, 치킨값 인상 계획 없다지만…


닭고기 가격이 2년 6개월 만에 최고가로 치솟았다. 1년새 22% 급등했다. 지난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 여파와 올해 폭염으로 폐사한 육계 수가 늘어난 때문이다. 여기에 복날과 올림픽, 코로나19(COVID-19)에 따른 치킨 배달 증가로 수요도 영향을 미쳤다.

이에 '국민 간식' 치킨값마저 인상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현재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 본사들은 가격 인상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원가 부담이 늘어난 가맹점주들이 가격 인상을 요청하고 있어 인상 가능성이 없지 않은데다 자체적으로 배달료를 올리기도 해 소비자들은 이미 가격이 올랐다고 체감할 수 있다.



3일 축산물품질평가원,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닭고기(중품) 평균 소매 가격은 1kg당 5991원이다. 2019년 1월28일 1kg당 5992원 이후 약 2년 6개월 만에 가장 높다. 1개월 전 5348원, 1년 전 4919원보다도 각각 12%, 22% 높은 수준이다. 평년 5127원보다도 17% 높다.

지난해 AI와 올해 폭염 여파로 폐사된 닭의 수가 증가하며 공급이 줄어든 영향이다. 복날과 올림픽 등으로 수요는 늘면서 가격 인상을 부추기고 있다.



닭고기 가격 인상은 치킨 가격 인상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치킨 프랜차이즈 본사들은 아직 가격 인상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인 BBQ와 bhc, 교촌치킨 관계자 모두 "제품 가격 인상 계획이 없다"며 "치킨은 가격 인상에 대한 저항감이 커 섣불리 인상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가격 인상 압박은 커지고 있다. 특히 가맹점주들로부터 인상 요청이 많다. 한 프랜차이즈 본사 관계자는 "가맹점주들이 인건비 수수료 인상 등을 이유로 제품 가격을 인상해 달라고 계속 요청하고 있다"며 "예전에 비해 유통 단계가 2개 더 생기면서 배달앱 중개 수수료, 배달 대행 수수료를 내야 하는 것도 가맹점주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내 한 치킨 프랜차이즈 배달료/사진= 배달앱 캡처서울 내 한 치킨 프랜차이즈 배달료/사진= 배달앱 캡처
본사에서 치킨값을 올리지 않더라도 치킨을 배달해 먹는 소비자들은 가격이 올랐다고 느낄 수 있다. 최근 일부 가맹점주들이 배달료를 기존 2000원에서 1000~2000원 추가로 더 받으면서 실제 소비자들이 내는 비용이 늘어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게다가 일부 배달 대행 업체들이 라이더 부족, 인건비 인상 등을 이유로 올 하반기와 내년 추가로 배달 대행 가격을 올리려고 하고 있어 해당 비용이 소비자들에 그대로 전가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한 치킨 프랜차이즈 자영업자는 "인건비가 계속 오르고 배달 대행료도 자꾸 올린다고 하는데 치킨 가격은 그대로라 배달료를 추가로 올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