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배달비 4천원…본사 "2천원 낮춰라" 가맹점 "배달원 못구한다"

머니투데이 박미주 기자 2021.08.0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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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배달앱 화면 캡처사진= 배달앱 화면 캡처


치솟는 배달료에 치킨 프랜차이즈 본사가 가맹점주들과 갈등을 겪고 있다. 일부 가맹점에서 배달비를 5000원으로 올리는 등 치킨 배달료가 높아지면서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자 본사에서 가맹점주들에 인상 자제 요청을 했다가 되레 볼멘소리만 듣고 있다. 배달대행료가 오르고 배달앱 수수료 등의 비용 때문에 무작정 가맹점 탓만 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고민만 깊어지고 있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 유명 치킨 프랜차이즈 본사는 가맹점주들에 배달료를 기본료인 2000원에 맞추고 인상을 최대한 자제해 달라고 공지했다.



2018년 5월 교촌치킨이 배달료 2000원을 공식화한 뒤 이 업체도 기본 배달료 2000원을 책정했지만 최근 일부 가맹점에서 기본 3000원을 받거나 차등화를 둬 더 많이 받아서다.

한 가맹점은 거리 관계 없이 주문가 20만원 이상이면 배달료 0원, 1만8000원~20만원 미만이면 3000원, 1만2000원~1만8000원 미만이면 4000원을 각각 받고 있다. 1인용 메뉴인 반마리 등을 시키면 배달료가 4000원이 된다.
사진= 배달앱 캡처사진= 배달앱 캡처
해당 업체 관계자는 "소비자 불만, 브랜드 관리 등을 고려해 본사 차원에서 배달료를 과도하게 받지 말아 달라고 가맹점주들에 공지했다"며 "다만 배달료는 가맹점주들이 결정하는 것이고 본사엔 관련 권한이 없어 권고만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같은 조치는 일부 가맹점주들의 반발을 불러왔다. 한 가맹점주는 "내 사업장 내 마음대로 할 것"이라며 "당장 배달 대행료 올린다고 하고 배달앱도 기본 중개수수료 올린 데다 인건비도 올랐는데 치킨 가격은 그대로라 남는 게 없어 어쩔 수 없어 배달료를 올린 것"이라고 본사에 항의했다. "본사가 갑질하는 것이냐"고 말한 가맹점주도 있었다.

실제 업계에 따르면 기본 배달 대행 수수료는 지난해만 해도 3400~3500원선이었는데 현재는 3800원~4000원선으로 올랐다. 일부 지역에선 4300원을 받기도 한다. 여기에 인력 부족 등을 이유로 올 하반기 추가로 수수료를 올리고 내년에도 최저임금 인상을 반영해 배달 대행 업체에서 또다시 가격을 인상하려는 분위기라는 전언이다.

또 배달 대행료를 적게 주면 배달 기사들이 해당 업장의 배달일은 하지 않아 매출에 타격을 입게 돼 가맹점주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인상된 배달 대행료에 맞출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이 때문인지 일부 치킨 가맹점에서는 소비자에게 5000원의 배달 대행 수수료를 받는 곳도 생겨났다. 교촌치킨의 경우 일부 가맹점의 배달 대행 수수료가 2000원에서 3000원으로 오르기도 했다.

이에 치킨 프랜차이즈 본사에서는 해결책을 찾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한 치킨 프랜차이즈 본사 관계자는 "가맹점주들이 자꾸 오르는 배달 대행 수수료 관련 본사 차원의 대책은 없는지 문의를 많이 한다"며 "배달앱 대신 자사앱을 쓰는 등의 방안을 강구하고 있지만 문제 해결이 쉽지는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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