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크 마스크' 쓰고 출전한 美남자 펜싱 대표팀…무슨 일이

머니투데이 김수현 기자 2021.07.31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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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 혐의 받고 있는 하지치에 대한 불만 표출
미국 여자 펜싱대표팀도 거센 비판

미국 펜싱 남자 에페 대표팀 중 하지치만 검은색 마스크를 쓰고 있는 모습. /사진=Ibtihaj Muhammad 트위터미국 펜싱 남자 에페 대표팀 중 하지치만 검은색 마스크를 쓰고 있는 모습. /사진=Ibtihaj Muhammad 트위터


미국 펜싱 남자 에페 대표팀이 분홍색 마스크를 쓰고 '2020 도쿄올림픽' 시합장에 올랐다. 그런데 4명 중 한명은 달랐다. 무슨 일이 있는 걸까.

31일 미국 USA투데이에 따르면 미국 남자 에페 대표팀은 전날 열린 단체전 16강전 일본과의 경기에서 분홍색 마스크를 썼다. 반면 교체 선수인 앨런 하지치는 유일하게 검은 마스크를 썼다.



분홍 마스크는 미국 대표팀에 성범죄 혐의가 있는 하지치가 포함된 것에 대한 불만을 표출한 집단행동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치는 지난 5월 미국에서 도쿄올림픽 선발전을 통과했다. 하지만 이후 3차례에 걸쳐 3명의 여성이 2013~2014년 그에게 성폭력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하지치는 혐의를 부인했지만 컬럼비아대 시절에 징계를 받은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면서 지난 6월 선수 자격 잠정 정지 처분을 받았다. 그러나 이후 항소가 받아들여져 징계가 해제되며 하지치는 후보 선수로 미국 펜싱 남자 에페 대표팀에 합류하게 됐다.



그러나 다른 선수들과 함께할 수는 없었다. 하지치는 도쿄에 혼자 입국했고 선수촌에서 30분 떨어진 호텔에서 따로 지냈다.

분홍색 마스크를 쓴 미국 남자 펜싱 대표팀 선수들뿐 아니라 여자 펜싱 선수들도 비판에 나섰다. 미국 여자 펜싱올림픽 메달리스트인 이브티하즈 무함마드는 자신의 트위터에 "(분홍마스크는) 성폭행 피해 여성들에 대한 지지를 보여준 행동이었다"고 설명했다.

미국 여자 펜싱 대표팀인 재클린 두브로비치도 "하지치가 대표팀에 합류할 수 있었던 것에 대해 미국펜싱협회는 아무런 설명을 하지 않았다"며 "이제는 대답을 내놓아야 할 때"라고 밝혔다.


하지치는 USA 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그들은 내 이야기를 들으려고 하지 않았다"며 "증거를 확인하려 하거나 내 감정을 묻지 않았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한편 하지치는 이번 올림픽 경기에 출전하지는 못했다. 미국 펜싱 남자 에페 대표팀은 첫판에서 일본에 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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