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청 지원·상담 거부하던 '기초수급자 노부부' 숨진 채 발견

머니투데이 임소연 기자 2021.07.30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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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구청의 복지 지원을 거부하며 임대주택에서 살던 기초생활수급자 노부부가 숨진 채 발견됐다.

30일 도봉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27일 오후 1시쯤 서울 도봉구 방학동의 한 다세대 주택에서 A(87)·B(76) 부부가 숨진 채 발견됐다. 이들이 살던 곳은 노숙인 등 사회 취약계층을 위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공사)의 매입임대 주택이다.

경찰에 따르면 누수 문제를 살피러 왔던 LH공사 직원이 창문 너머로 보이는 부부의 모습이 이상하다고 판단해 경찰에 신고했다.



숨진 부부는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였다. 남편은 알코올 중독, 아내는 조현병을 각각 앓고 있어 구청 관계자들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졌으나 부부가 지원이나 대면 상담 등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부에게 자녀는 없으며 평소 아내 B씨의 동생 C씨가 주기적으로 방문해 청소 등 관리를 해주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구청 담당 직원이 2∼3일에 한 번씩 이들 부부를 찾았으며, 치료 프로그램 혹은 복지지원을 받도록 이들에게 권했지만 부부가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들이 사망한 채로 발견되기 이틀 전인 25일에도 통장과 담당 직원이 집을 찾아왔지만 만나지 못하고 돌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부부는 수도·전기 요금이나 주민세도 내지 않아 체납중이었다.

경찰에 따르면 부검 결과 이들이 범죄에 희생되거나 사고를 당해 숨진 것으로 의심할만한 이유가 없다는 소견이 나와, 곧 장례가 치러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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