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실적 LG전자, 높아진 눈높이 맞추기 힘드네…"전장이 핵심"

머니투데이 구단비 기자 2021.07.31 0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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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지영 디자인기자/그래픽=김지영 디자인기자


LG전자 (92,400원 ▲900 +0.98%)가 역대 2분기 최고 실적을 기록했지만 주가는 부진하다. 시장 기대치는 충족했지만 높아진 눈높이를 만족시키지 못한 결과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만 하반기 전장부문 실적 개선에 따른 성장이 기대된다는 입장이다.

30일 LG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9000원(5.41%) 하락한 15만7500원에 거래마감했다. 2분기 실적을 발표한 지난 29일엔 전 거래일 대비 2500원(1.52%) 올랐지만 상승폭 이상으로 다시 하락했다.



LG전자에 따르면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8.4% 증가한 17조1139억원, 영업이익은 65.5% 증가한 1조1127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번 2분기 매출은 역대 2분기 중 최고 실적으로 2019년 15조6292억원을 뛰어넘었다.

적자사업이었던 모바일(MC)사업본부의 올해 상반기 영업중단손실은 1조3000억원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상반기 영업 운영에 따른 손실이 5300억원, 순수 철수 비용이 7700억원이었다. 해당 손실에도 불구하고 생활가전 및 TV부문의 호실적이 실적을 이끌었다.



이에 대해 주민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원자재, 패널가격, 물류비, 반도체 등 부정적인 원가 요인들을 극복하고 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를 통해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고 호평했다.

일각에서 나온 TV 부문의 하반기 피크아웃에 대해선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시각도 존재했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로 집의 쓰임새가 확장됐고 미국에서의 주택 경기 호황은 LG전자의 가전과 TV 사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가전과 TV의 이익 지속성은 전장 확대를 위한 시간을 벌어주기엔 충분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장(VS)사업본부는 매출 1조8847억원, 영업손실 1032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번 영업손실은 자동차 반도체 공급 문제로 부품 가격이 상승하는 등 일시적 비용 상승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LG전자는 전장사업이 4반기 본격적인 흑자 전환에 나설 것이라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증권가도 향후 LG전자의 주가 방향은 전장사업에 달려있다고 봤다. 성과가 가시화될수록 전통 가전 업체들과 차별화되면서 LG전자의 투자 매력도가 커진다는 것이다.

이동주 SK증권 연구원은 "주가 레벨업의 열쇠는 전장사업부"라며 "3분기에도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리스크가 상존하지만 전반적인 전방 위탁생산(OEM) 상황은 2분기보다 개선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LG마그나(JV)의 경우 LG전자의 전기차 구동부품과 마그나의 솔루션의 시너지를 통한 유럽 시장 확대를 기대한다"며 "올해 5000억원 매출을 시작으로 연간 성장률 50%, 2023년 손익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증권사 대다수가 전장사업으로 인한 하반기 매출 상승을 예상했지만 목표주가를 상향한 경우는 없었다. 대부분 증권사가 기존 20만원대의 목표주가를 유지했고 신한금융투자가 목표주가를 2.5% 하향한 19만5000원을 제시했는데 경쟁사들의 멀티플 하락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장부문의 4분기 개선이 기대되는 만큼 주가의 단기 상승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았다. 주민우 연구원은 "단기적인 주가 추이는 박스권으로 예상된다"며 "하반기 생활가전과 TV 사업 모두 상고하저의 실적흐름을 보이면서 본업 실적 모멘텀은 제한적인데 전장 본부의 흑자전환은 4분기에 확인될 전망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다만 LG전자가 전장부문 하반기 흑자전환을 강조한 상황에서 현재 주가는 저가매수의 기회라는 의견도 있었다. 노경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프리미엄 제품 수요가 늘어나고 신성장가전 확대로 견고한 이익창출이 가능해졌다"며 "게다가 전장부품의 실적 턴어라운드 모멘텀을 계기로 사업가치 재평가 및 밸류에이션 리레이팅이 이뤄질 것"이라고 판단했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도 "올해 LG전자의 연간 매출은 72조3030억원, 영업이익은 4조7120억원으로 전망한다"며 "생활가전과 TV 사업의 안정적 성장과 LG마그나를 통한 전기차 시장의 성장동력 등을 고려하면 아직은 저평가 영역에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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