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총비서가 지난 24~27일 평양 4·25문화회관에서 제1차 조선인민군 지휘관·정치일꾼 강습회를 주재했다고 30일 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보도했다/사진제공=평양 노동신문·뉴스1
1997년 고난의 행군 이후 최대 역성장한국은행이 30일 발표한 '2020년 북한 경제성장률 추정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의 실질 GDP는 31조4269억원으로 전년대비 4.5%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2003년 수준으로 다시 위축된 셈이다. 북한은 UN 안전보장이사회가 주도한 국제 제재 강화의 영향으로 2017년 -3.5%, 2018년 -4.1%, 2019년 0.4%로 하락세를 이어왔다.
안보리의 고강도 대북경제제재 조치가 수년 동안 지속된 가운데 지난해 기상여건 악화로 농림어업과 광업 생산이 타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한이 코로나 대응을 위해 국경을 봉쇄하고 △유증상자 30일 격리 △도서 간 이동 금지 △평양 진입 제한 등 강력한 폐쇄 조치의 영향을 받았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북한의 명목 GDP에서 산업별 생산액 비중을 살펴보면 서비스업이 33.8%로 가장 높았으며 △광공업 28.1% △농림어업 22.4% △건설업 10.0% △전기가스수도업 5.6% 등을 기록했다.
지난해 북한의 수출과 수입을 합한 대외교역 규모는 8억6000만달러로 전년(32억5000만달러)에 비해 73.4% 급감했다. 수출은 9000만달러로 전년대비 67.9% 감소했고, 수입은 7억7000만달러로 전년대비 73.9% 줄어들었다. 전체 GDP에서 대외교역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6년 21.9%에서 2019년 10.9%, 2020년 2.9% 로 쪼그라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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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와 북한의 경제성장률 추이/사진제공=한국은행
우리나라도 대북 제재 지침에 의해 원조를 줄여왔다. 일반 수출입 외에 경제협력이나 정부와 민간지원을 포함한 남북간 반출입 규모는 390만달러로 줄었다. 2016년 개성공단 폐쇄 조치 이후 반출입 실적은 미미했는데 3억3260만달러에서 급격히 줄어들었다. 한은 관계자는 "2015년까지 유의미한 반출입 규모가 파악되다가 2016년 제재 이후 급격하게 줄고 아주 미미한 수준으로 지난해 경제성장 추정에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이 지난 1월 8차 당대회에서 자력갱생에 의한 경제성장을 역설하며 5개년계획을 내놨지만 당장 식량 부족으로 19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의 재현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 북한은 지난 13일(현지시간) 유엔 고위급 정치포럼(HLPF)에서 '자발적 국가별 검토 보고서'를 통해 국제사회에 이같은 상황을 알린 바 있다. 북한은 보고서에서 "곡물 700만톤(t) 생산 계획에 차질을 빚고 있다"면서 "2018년 495만톤 생산으로 10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