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사 할인" LG화학 '깜짝 실적'에도 목표가 내린 증권가

머니투데이 정혜윤 기자 2021.07.30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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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포인트]

(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사진은 12일 LG화학 본사가 입주해있는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2020.10.12/뉴스1  (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사진은 12일 LG화학 본사가 입주해있는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2020.10.12/뉴스1


30일 시가총액 상위주 대부분이 하락하는 가운데 LG화학 (373,500원 ▲500 +0.13%)만 강세를 보이고 있다. 전날 2분기 깜짝 실적을 발표하면서 장초반 주가가 2%대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증권가는 신중한 분위기다. LG에너지솔루션 상장에 따른 지주사 할인을 적용하면서다.

LG화학은 이날 오전 11시 19분 현재 전일대비 0.60%(5000원) 오른 84만원에 거래 중이다.



LG화학은 올해 2분기 매출액 11조 4561억원, 영업이익 2조 2308억원으로 분기 사상 최대 경영실적을 달성했다.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65.2%, 영업이익은 290.2% 증가한 실적이다.

이는 석유화학사업부문과 에너지솔루션 실적 호조로 인한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소송 합의금 1조원에 ESS(에너지저장장치) 리콜 충당금 4000억원을 제외한 6000억원이 일회성 이익으로 반영됐다.



이를 제외하면 실질 영업이익은 약 1조6000억원으로 컨센서스(1조 1700억원)을 3000~4000억원 가량 대폭 상회했다. 석유화학은 ABS(고부가합성수지), PVC(폴리염화비닐), NBL(니트릴부타디엔라텍스), 페놀체인 등 호조로 영업이익 1도 3200억원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날 증권가에서 발표한 LG화학 실적 관련 리포트 12개 중 3개가 기존 목표가를 내리는 등 부정적인 의견을 내놨다. 이들의 목표주가 하향의 공통적인 이유는 LG에너지솔루션 상장에 따른 지분 희석과 지주사 할인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실적 추정치 변경은 없지만 LG 에너지솔루션 상장 가능성을 감안해 해당 사업가치를 기존 75조원에서 55조원으로 하향했다"고 설명했다.


/사진제공=이베스트투자증권/사진제공=이베스트투자증권
특히 이베스트투자증권은 목표주가를 기존 131만원에서 93만9000원으로 내리고 투자의견도 '매수'에서 '홀드(중립)'로 하향 조정해 눈길을 끌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지주사 할인율 30%를 적용했다.

이안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주도 섹터로 EV(전기자동차) 배터리를 주목하지만 LG에너지솔루션 상장 시기가 다가오고 있으며 SK이노베이션 물적분할 가능성까지 고려할때 배터리 셀 기업 주가는 당분간 지지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앞서 5월 글로벌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CS)도 LG에너지솔루션 IPO를 언급하면서 LG화학에 대한 투자 의견을 아웃퍼폼(시장 수익률 상회)→언더퍼폼(시장 수익률 하회), 목표 주가를 130만→68만 원으로 47.7% 낮춘 바 있다.

실제 LG화학 주가는 지난 5월 이후 80만원대 초반선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시가총액도 58조원 내외에 갇혀있다.

하지만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반등 여지도 분명히 있다고 본다. 전창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높은 업황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부진한 주가를 시형했지만 상장(9~11월)을 기점으로 예고된 불확실성이 해소되며 배터리 사업부의 적정가치를 재평가받을 수 있다"고 했다.

또 전날 LG화학이 LG전자 분리막 코팅사업을 5250억원에 양수한다고 공시한 것에 대한 평가가 긍정적이다. 전유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양극재/분리막 등 주요 소재에 대해 LG화학 첨단소재부문이 개발-생산 전 과정을 통합 및 전담해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고 했다.

전 연구원은 "향후 전지소재쪽으로 성장 발판을 본격적으로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이미 시작된 것으로 신규 동력원이 부재하다는 시장 우려가 과도한 기우임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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