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도쿄 올림픽 2관왕 안산 선수/사진=뉴스1, (오른쪽)유니타드를 입은 독일 기계체조 선수들/사진=파울라 쉬퍼 인스타그램
2020 도쿄 올림픽에 출전한 독일 여자 기계체조 대표팀은 원피스 수영복과 비슷한 모양의 전통적 유니폼을 거부하고 전신 타이즈 형태의 유니폼을 입어 화제로 부상했다. 유니폼과 더불어 여자 선수의 헤어스타일도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2020 도쿄올림픽 양궁 금메달 2관왕 안산(20·광주여대) 선수의 아주 짧은 '숏컷(short cut)' 스타일을 두고 페미니스트 논란이 불붙은 것이다.
"비키니 대신 반바지 입고 싶다" 올림픽 女 '젠더리스 스타일' 논란 수영복 형태의 전통적 체조 유니폼은 '레오타드'로 불린다. 레오타드는 여성 체조 선수들의 몸을 과도하게 노출해 성적 대상화시키거나 실제로 운동을 할 때 거슬린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독일 여자 기계체조 대표팀은 몸통부터 발목까지 모두 가린 '유니타드'를 착용하고 나타났다. 전신 유니폼에 대해 독일 대표팀의 엘리자베스 세이츠는 "이는 무엇이 편안한가에 관한 것"이라며 "우리는 모든 여성이 무엇을 입을 것인지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반바지를 입었다 벌금을 부과받은 노르웨이 여자 비치핸드볼 대표팀/사진=노르웨이핸드볼협회 공식 인스타그램
'국가대표'로 올림픽에 출전한 여자 선수들은 그간 어쩔 수 없이 정해진 유니폼을 입으며 성적 대상화의 대상이 됐다. 짧고 불편한 하의는 올림픽 방송에서 자주 클로즈업 됐다. 본인이 원하지 않아도 입었던 유니폼에 여성 선수들이 반기를 들면서 오랜 관행은 이제 깨지기 시작했다.
각 사진=류호정 정의당 의원 페이스북, 양궁선수 안산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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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다움'이란 없다" 패션 대세는 편안한 '젠더리스'2020년에서야 '딱 붙는 섹시스트 레오타드'를 기계체조 선수들이 거부한 것은 패션업계 트렌드 흐름상 오히려 늦은 편이다. 패션업계의 중심은 이미 4~5년 전부터 남성과 여성의 경계를 허무는 '젠더리스'가 대세였다.
남성성과 여성성을 초월한 패션 스타일이 등장하면서 여성성과 남성성의 성역할을 고정한 유니폼에도 그 영향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항공사 승무원의 몸에 딱 붙는 유니폼에서 '치마'로 상징되는 여학생 교복 그리고 몸매를 드러내는 래쉬가드 수영복과 골프웨어에 이르기까지 당연했던 디자인에 혁명적인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에어로케이항공 승무원 유니폼 이미지 /사진=에어로케이 항공
몸에 딱 붙어 부담스럽던 래쉬가드 수영복도 대세는 '루즈핏'(헐렁한)으로 변하고 있다. 여성용 래쉬가드에서 편안한 티셔츠와 맨투맨 티셔츠 형태의 일상 캐주얼 같은 래쉬가드가 다수 출시돼 인기를 끌고 있다. 골프웨어도 예외는 아니어서 MZ세대(18세~24세)가 골프에 대거 입문하면서 여성의 몸매를 강조하지 않는 골프웨어 디자인이 새롭게 나오고 있다.
스커트로 대표되는 여학생 교복도 최근에는 활동성을 강화한 바지로 출시되고 있다. 스마트학생복은 최근 젠더리스 트렌드를 반영한 여학생용 교복 바지를 선보였다. 심지어 레깅스를 판매하는 젝시믹스나 안다르같은 애슬레저 브랜드조차 몸매가 드러나는 걸 부담스러워하는 여성들을 위해 '조거 레깅스'라는 이름의 루즈핏 레깅스를 출시하는 추세다.
2022년 스마트학생복 여학생 교복 바지 이미지/사진=스마트학생복
자주(JAJU) 담당자는 "여성용 사각팬티가 삼각팬티의 판매량을 넘어섰다는 사실은 최근의 속옷 트렌드가 건강 중심으로 바뀐 걸 보여준다"며 "여성들 사이에서 미의 기준이 달라지고 실용성을 중시하는 소비 경향이 지속되면서 편안한 옷의 인기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