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배터리 흑자' 삼성SDI, 핵심소재 양극재 확보에 '불꽃 투자'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2021.07.28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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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배터리 흑자' 삼성SDI, 핵심소재 양극재 확보에 '불꽃 투자'


전기차 배터리 흑자 구도에 안착한 삼성SDI가 소재 경쟁력 확보에 나선다. 배터리 원가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양극재의 안정적 확보를 통해 배터리 전반 기술력과 제조 전문성을 한층 더 높인다는 전략이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SDI (407,000원 ▼6,500 -1.57%)는 올 3분기 내 자회사 에스티엠에 양극재 제조 설비 등을 약 1097억원에 양도할 예정이다. 현재 증설 중인 신규 양극재 라인과 공장 건물을 모두 합한 규모다. 2019년과 2020년에도 운영을 위한 출자금액을 포함해 총 1000여억원 규모의 양극재 라인을 에스티엠에 양도한 바 있다.



아울러 삼성SDI는 이사회 결의로 1500억원을 투입해 에스티엠 유상증자에도 참여한다. 에스티엠이 양극재 라인 투자자금을 조달토록 하는게 목적이다.

삼성SDI는 특히 에스티엠에서 양극재 관련 사업을 주도적으로 운영해 경쟁력과 전문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제조 일원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삼성SDI와 에스티엠에 분산된 양극재 라인 일부를 에스티엠으로 넘길 방침이다.



에스티엠은 삼성SDI의 100% 자회사다. 배터리 소재인 양극재 제조 전문 기업으로 2011년 당시 삼성정밀화학과 일본 토다(TODA)가 50대50의 지분율로 설립했다. 이후 삼성SDI의 출자 및 지분 인수 과정을 거쳐 2015년 이후 삼성SDI의 100% 자회사가 됐다. 현재 삼성SDI는 단독으로 에스티엠으로부터 양극재를 공급받고 있다.

양극재는 배터리 4대 소재(양극재·음극재·전해액·분리막) 중 하나로 배터리 용량·출력 등 주요 특성을 결정짓는 핵심 소재다. 배터리 원가의 40~50%를 차지할 정도로 배터리 업체들의 원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소재로 꼽힌다.

이에 삼성SDI는 자회사 에스티엠은 물론 합작사 에코프로이엠을 통해서도 양극재를 확보하는 투트랙 전략을 쓰고 있다. 지난해 11월 에코프로이엠 양극재 신설 공장 착공이 대표적이다. 에코프로이엠은 지난해 2월 삼성SDI와 에코프로비엠이 차세대 양극재 생산을 위해 각각 40%와 60%의 지분을 투자해 만든 합작법인이다.


당시 신설 공장엔 총 1800억원이 투입될 것으로 알려졌으며 현재 7만6000㎡(2만3000평) 부지에 건축면적 1만9800㎡(6000평) 규모로 생산라인이 조성되고 있다. 내년 1분기 양산 목표로 전기차 35만대 분량인 연간 3만1000톤의 차세대 하이니켈 양극재가 생산될 전망이다. 삼성SDI는 이 공장에서 생산된 양극재 물량을 단독 공급받는다. 에코프로이엠은 오는 2025년까지 2.5배 이상 규모의 증설 계획도 내놓은 상태다.
/사진=삼성SDI/사진=삼성SDI
SNE리서치가 지난 5월 진행한 세미나에 따르면 배터리 뿐 아니라 배터리 소재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글로벌 배터리 양극재 시장 수요는 2020년 73만톤에서 2030년 605만톤으로 8배 넘게 증가한다. 시장 규모도 같은 기간 132억달러(15조2500억원)에서 783억달러로 늘어날 전망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배터리 원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양극재를 누가 더 많이, 안정적으로 확보하는지에 따라 향후 배터리 자체 경쟁력도 갈릴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SDI처럼 자회사를 통해 이 소재를 조달받는다면 배터리 개발 및 설계 단계에서부터 보다 긴밀한 협업도 가능하게 된다.

삼성SDI는 안정적인 양극재 확보와 함께 양극재 기술 개발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삼성SDI가 주력으로 내세우는 하이니켈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양극은 니켈 함량이 88% 이상으로 업계 최고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니켈 함량을 늘릴수록 용량은 커지고 가격은 낮출 수 있다.

단 니켈 함량이 증가할 경우 양극 구조가 불안정해져 배터리 특성이 저하될 수 있는데 삼성SDI는 이 문제를 알루미늄 소재와 독자적 설계 기술을 통해 해결했다. 이같은 기술 경쟁력은 삼성SDI의 적극적인 연구개발 투자에서 나왔다는 평가다. 삼성SDI는 지난해 연구개발비용으로 전체 매출액의 7% 이상에 해당하는 약 8033억원을 사용했다.

삼성SDI 관계자는 "배터리 미래는 소재 경쟁력이 핵심"이라며 "보다 혁신적이고 차별화된 소재 기술력 확보를 통해 차세대 배터리 개발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SDI의 올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0.3% 늘어난 3조3343억원, 영업이익은 184.4% 늘어난 295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를 찍었다. 중대형 전지 중 전기차용 배터리가 흑자로 전환하면서 수익성도 한층 더 강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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