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실적발표 중 기침하는 척 "애~플"… 이유는?

머니투데이 한지연 기자 2021.07.27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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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뉴스1/AFP=뉴스1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공식석상에서 애플을 저격했다. 애플이 전기 자율주행차 프로젝트인 '타이탄'을 진행하면서 테슬라의 주요 인력을 빼가고 있는 것에 불쾌한 마음을 드러낸 것이다.

26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전문매체 CNBC에 따르면 머스크 CEO는 이날 테슬라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애플을 두 차례나 언급했다.



CNBC는 "두 회사가 직접적인 경쟁 상대는 아니지만, 애플이 타이탄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테슬라의 많은 엔지니어와 임원들을 데려갔다"고 전했다.

먼저 머스크는 테슬라가 코발트를 많이 사용한다는 질문을 받고 "애플은 배터리와 휴대폰, 노트북에 거의 100% 코발트를 사용한다"며 "반면 테슬라는 거의 사용하지 않고, 가중평균 기준으로 비교하면 애플이 100% 코발트를 쓴다면 우리는 2%만 쓰는 수준"이라고 답했다.



코발트는 리튬이온 전지의 핵심 부품이다. 최근 콩고민주공화국에 코발트 채굴 과정에서 어린이들을 동원하는 등 아동 인권 문제가 제기된 바 있다. 애플과 구글, 테슬라, 마이크로소프트 등은 지난 2019년 아동 노동 착취 혐의로 소송을 당했다.

머스크는 이날 행사 말미에 또 한번 애플을 저격했다. 그는 애플 앱스토어의 폐쇄성을 비판하면서 애플을 '담장에 둘러싸인 정원"(walled garden)이라고 칭했다. 이는 애플이 앱스토어를 통해서 아이폰에 설치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엄격히 통제하면서 붙여진 이름이다. 애플은 게임업체 에픽게임즈와 앱스토어 내 유료결제 의무화를 두고 소송 중이다.

머스크는 테슬라 충전소를 경쟁업체들이 쓰도록 허용할 것이냐는 질문을 받고 "테슬라는 담에 둘러싸인 정원처럼 경쟁업체에 피해를 입힐 생각이 없다"며 "테슬라는 지속가능한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침하는 듯 쿨럭이며 "애플"이라고 말했다.


☞관련 음성 : https://twitter.com/TrungTPhan/status/1419814416917221376

머스크의 애플 저격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머스크는 2015년에도 "애플이 임금 60% 인상을 내세워 테슬라에서 기술자를 빼간다"며 "테슬라에서 성공하지 못하면 애플에서 일한다. 농담이 아니다"고 비꼬기도 했다.

한편 이날 공개된 데 따르면 2분기 테슬라는 11억4000만달러의 순이익을 올려 처음으로 10억달러를 넘어섰다. 1년 전보다 10배가량 늘어났을 뿐만 아니라, 처음으로 탄소배출권 수익(3억5400만달러)을 제외하고도 이익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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