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 2008 '수소 원조' 효성…현대차·SK·포스코와 K수소동맹

머니투데이 최민경 기자 2021.07.26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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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제로로 진화하는 그린뉴딜]<6>효성그룹②

Since 2008 '수소 원조' 효성…현대차·SK·포스코와 K수소동맹


현대차, SK, 포스코 등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이 'K-수소 동맹'을 맺은 가운데, 10년 넘은 수소 사업 경력으로 맏형 역할을 하는 기업이 있다. 국내 최초로 산업용 가스 산업을 하면서 수소사업 토대를 쌓은 '수소 원조' 효성그룹이다.

효성그룹의 수소 사업 역사를 제대로 살펴보려면, 22년 전인 1999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효성중공업이 국책과제로 한국가스공사와 함께 한국형 CNG(압축천연가스) 충전시스템을 개발한 해다. CNG 충전소는 수소 충전소처럼 압축기, 저장용기, 냉동기·칠러, 충전기 등으로 구성된다.



효성중공업은 약 50년 간 쌓아 온 회전기와 압축기 등 중공업 분야의 기술력을 기반으로 지난 2000년 압축천연가스(CNG) 충전시스템 사업에 진출했다. CNG 충전시스템에서 얻은 기술과 운용 역량을 기반으로 효성이 수소 사업에 필요한 역량을 다지게 됐다고 볼 수 있다.

효성이 본격적으로 '수소충전소 보급 사업'을 시작했다고 볼 수 있는 건 2008년이다. 효성은 그 해에 경기 화성시 현대차 남양연구소에 수소차 개발 과정에 필요한 수소충전소를 설치했다. 이후 지속적으로 수소충전설비를 공급했다. 효성의 수소 사업은 국내 수소차 개발 역사와도 뗄 수 없는 관계인 셈이다.



정부가 '그린뉴딜' 정책을 밀면서 효성의 수소충전소 사업은 더욱 탄력을 받았다. 2019년 9월 국회에 서울시내 첫 상업용 수소충전소를 구축한 데 이어 지난해 8월에는 정부세종청사 내 첫 수소충전소를 구축했다.

수소충전소 공사가 한창 진행중인 정부세종청사 내 주차장 부지수소충전소 공사가 한창 진행중인 정부세종청사 내 주차장 부지
20년 노하우가 쌓여서인지 효성이 만든 수소충전소는 전 세계에 놓고 봐도 뛰어나다. 효성이 공급한 국회 수소충전소는 충전 효율이 98% 이상이며 하루 최대 140대까지 충전할 수 있다. 설치 면적도 적고, 압축기 등의 내구성도 우수하다. 특히 자체 기술 개발을 통해 수소 충전기, 수소가스 냉각시스템, 수소가스 압축 패키지 등을 국산화했다. 실시간 안전관리 시스템을 갖춰 신속한 애프터서비스와 지속적인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다.

효성은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더 효율적인 수소충전소를 고민했다. 기존의 기체수소를 이용한 수소충전설비는 수소의 생산·공급 과정에서 경제성과 충전효율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액화수소는 충전소에서 수소기체를 고압으로 압축해 공급하는 과정이 없기 때문에 유지보수 측면에서 훨씬 유리하고 전기 요금이 대폭 절감된다.


또 기체충전소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칠러(냉각장치)를 사용하지 않고 액화수소를 바로 냉매로 사용할 수 있어 효율적이다. 무엇보다 기존 승용차용 기체충전소도 간단한 설비개조를 통해 액체수소로 공급받을 수 있다. 이 경우 기존 설비를 그대로 사용하면서 충전효율은 2배 이상 올라가게 된다.

효성은 이를 위해 액화수소 생산 기술을 확보한 독일 린데그룹과 손잡고 세계 최대 규모의 액화수소 공장을 건설하기로 했다. 수소 생산부터 효성중공업과 린데의 생산 합작법인인 린데수소에너지㈜는 효성화학의 용연공장 부지에 액화수소 플랜트를 짓는 중이다. 2023년 5월부터 본격 가동돼 연산 1만3000톤 규모의 액화수소를 생산할 예정이다. 액화수소 생산, 운송 및 충전시설 설치와 운영을 망라하는 수소 밸류체인을 구축하게 되는 것이다.

효성은 앞으로 국내 수소경제의 한 축을 맡아 탄소중립 실현에 적극 기여할 방침이다. 오는 9월 중 현대차, SK, 포스코와 함께 수소기업협의체 설립을 추진한다. 4개 그룹은 민간기업 주도의 수소 협력 필요성을 공감하고 CEO(최고경영자) 협의체인 '한국판 수소위원회' 설립을 추진하기로 뜻을 모았다. 한국판 수소위원회는 정기 총회 및 포럼 개최를 통해 국내 기업의 투자 촉진을 유도하고 수소산업 밸류체인을 확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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