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이낙연, '盧 탄핵' 대전… "왜 한나라당 의원과 있나"

머니투데이 김태은 기자 2021.07.22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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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김남국, 2004년 국회 본회의장 사진 올려 이낙연 저격 vs "오해 기초 네거티브 일관"

이재명·이낙연, '盧 탄핵' 대전… "왜 한나라당 의원과 있나"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상황이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에 소환돼 연일 대선후보들 간 공방이 격화되고 있다. 노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했는지, 반대했는지를 제대로 가리라며, 특히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간 연일 설전을 벌였다. 이른바 '민주당 적통' 논쟁이 노무현 정부로 불붙고 있는 모양새다 .

이지사 대선 예비경선 캠프 수행실장을 맡고 있는김남국 의원은 22일 페이스북에 2004년 3월 당시 노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상정됐던 국회 본회의장 풍경을 찍은 세 장의 사진을 올리고 "당시 열린우리당 송영길 의원이 한나라당 의원들에게 항의하는 모습을 이낙연 의원이 무심히 바라보는 사진도 그럼 거짓인가. 2004년 한나라당 의원과 함께 한 사진, '가짜 사진'이고, 거짓말인가"라고 했다.



이 전 대표가 전날 인터뷰에서 노 전 대통령 탄핵 당시 반대표를 던졌느냐는 질문에 "반대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무기명 비밀투표라는 것을 생각하면 진실이 무엇인지 알기 힘들다. 우리는 이낙연 후보의 말을 믿을 수밖에 없다"고 비꼬았다. 당시 국회 본의장 내 사진을 통해 이 전 대표가 거짓말로 답변했을 가능성을 주장하고자 하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 의원은 탄핵 투표 당일 보도 기사도 함께 제시하며 이 전 대표가 탄핵 반대에 투표한 사실을 믿기 어렵다고 거듭 주장했다. 그는 "2004년 탄핵 반대를 하면서 찬성하는 한나라당 의원과 함께 스크럼을 짰던 장면이다. 표결에 반대투표하면서 탄핵가결을 위해 방탄 스크럼을 짠 것은 무엇일까"라며 "또 이낙연 후보가 탄핵 찬성 표결에 참여하기 위해서 당 지도부와 새벽에 전격적으로 본회의장에 진입했다는 보도는 오보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당시 탄핵에 반대한 의원들은 설훈 의원처럼 삭발을 하며 아예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더 거세게 반대한 의원들은 온몸을 내던져 표결을 막았다. 본회의장에서 전 국민이 보는 가운데 계속해서 울부짖었다"며 "국민도 함께 울며 거리에서 촛불을 높이 들었다. 이것이 국민의 기억 속에 있는 그 당시 상황"이라고 상기시켰다.

또 "탄핵 반대 표결에 참여했다고는 하더라도 탄핵에 무한 책임이 있기에 사과할 의무도 여전히 있다 할 것"이라고 했다.

이 지사 캠프 상황실장인 김영진 의원도 페이스북에 "이 전 대표가 탄핵안 가결 직후 3월 17일에 찬반여부를 묻는 질문에 '노코멘트', 18일엔 '죽을 때까지 말하지 않겠다'고 말했다"며 "17년이나 지난 2021년 더불어 민주당의 대통령 경선후보가 돼서야 탄핵 찬반에 대한 물음에 공개적으로 '예,반대했습니다' 일곱 글자로 간단하게 답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탄핵 과정은 참여, 탄핵 표결은 반대한 판단과 행동에 대한 입장이 없다"며 "솔직하고 담백한 입장이 필요하다. 침묵으로 일관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도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문제점들이 있으면 그런 것들은 내부 경선에서 잘 걸러져 가야한다"며 "그렇지 않고 그냥 본선에 나가면 작은 흠도 핵폭탄급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 전 총리는 당시 상황에 대해 "저는 의장석을 지키고 그 당시에 우리 의원들이 다들 본회의장에 들어가서 탄핵을 저지하기 위해 정말 갖은 노력을 다했다"며 "그런데 그 당시에 이낙연 예비후보는 다른 정당에 있었다"고 설명했다. 정 전 총리는 "그때 내부 사정을 잘 아는 분이 아마 추미애 예비후보일 것이다. 같이 그쪽에 계셨으니까"라고 화살을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에게 돌리기도 했다.

이 전 대표 측은 이 지사 측이 노 전 대통령을 '네거티브'의 소재로 삼고있다며 "무척 불편하고 유감인 심경"이란 입장을 밝혔다. 이와 함께 이 전 대표가 당시 노 전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투표에 참여한 것이 명백하다며 민주당 정통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앞서 이 전 대표는 전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탄핵을 반대했느냐에 "예 반대했다"고 답하기도 했다.

이낙연캠프 상황본부장인 최인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알려질 대로 알려지고 또 확산되고 있는 파일을 저희가 굳이 또 퍼트릴 이유가 없다"며 "상대방을 과도하게 오해하고 불신하는 것은 옳지 않고, 그런 오해에 기초해서 네거티브로 일관하는 것은 좀 자중하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낙연 캠프 오영훈 수석대변인도 논평에서 "이낙연 후보는 노무현 탄핵 소추안에 반대표를 던졌다"며 "당시 광주·전남 기자들을 만나 '우리가 뽑은 대통령을 우리가 탄핵할 수 없다'는 심경을 토로하기도 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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