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치기만 해도 오른다...주가·청약 대박난 메타버스株

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2021.07.21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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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 SK텔레콤이 순천향대학교와 협력해 2021년 순천향대 신입생 입학식을 자사 ‘점프VR’ 플랫폼을 통해 메타버스(Metaverse) 공간에서 진행한다고 2일 밝혔다.  메타버스는 현실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와 가공 및 추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의 합성어로 이용자가 아바타 등을 활용해 가상 세계에 직접 참여한다.  이에 따라 순천향대학교 신입생들은 이 날 오전 열리는 입학식을 3차원 가상 공간에서 총장님의 인사 말씀과 신입생 대표의 입학 선서를 듣고 각자 개성 넘치는 아바타를 활용해 교수님?동기생?선배님들과 인사를 나누게 될 전망이다. (SK텔레콤 제공) 2021.3.2/뉴스1  (서울=뉴스1) = SK텔레콤이 순천향대학교와 협력해 2021년 순천향대 신입생 입학식을 자사 ‘점프VR’ 플랫폼을 통해 메타버스(Metaverse) 공간에서 진행한다고 2일 밝혔다. 메타버스는 현실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와 가공 및 추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의 합성어로 이용자가 아바타 등을 활용해 가상 세계에 직접 참여한다. 이에 따라 순천향대학교 신입생들은 이 날 오전 열리는 입학식을 3차원 가상 공간에서 총장님의 인사 말씀과 신입생 대표의 입학 선서를 듣고 각자 개성 넘치는 아바타를 활용해 교수님?동기생?선배님들과 인사를 나누게 될 전망이다. (SK텔레콤 제공) 2021.3.2/뉴스1


메타버스가 국내 증시를 뒤흔들고 있다. '메타버스'라는 글자만 붙으면 투자자들이 몰린다. 델타 변이 확산 등으로 시장이 숨고르기에 들어간 가운데 메타버스 관련주의 급등세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유통시장 뿐 아니라 IPO(기업공개) 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시장에서는 단기간 급등세가 이어진 만큼 거품이 꺼질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자이언트스텝 (9,000원 ▼30 -0.33%) 주가는 81.4% 올랐다. 자이언트스텝의 이날 종가는 10만500원으로, 공모가(1만1000원)의 10배 가까이 뛰었다. 지난 3월 상장한 지 4개월 만이다. 상장 당시 시총 1000억원대에 불과하던 자이언트스텝의 시총 은 1조원에 육박한다.



2008년 설립된 자이언트스텝은 광고 영상 VFX(시각효과) 전문 기업이다. 주가 폭등의 배경으로는 메타버스가 꼽힌다. 메타버스란 초월·가상을 의미하는 '메타'와 현실 세계를 뜻하는 '유니버스'의 합성어로 3차원 가상세계를 나타낸다.

자이언트스텝의 주된 기술력은 전통적인 VFX 기법에 게임산업의 리얼타임 엔진을 접목한 것이다. 리얼타임 실감형 콘텐츠는 메타버스의 핵심이다.



자이언트스텝만 그런 게 아니다. 최근 시장에서 메타버스는 주가 상승을 불러오는 마법의 단어로 꼽힌다. 메타버스 관련주로 분류되는 위지윅스튜디오 (2,050원 0.00%)덱스터 (6,930원 ▼20 -0.29%)는 이달 들어 각각 39.7%, 34.7% 올랐다. 같은 기간 알체라 (3,585원 0.00%)는 46.5% 상승했다.

위지윅스튜디오는 VR(가상현실)·AR(증강현실)·MR(혼합현실) 관련 콘텐츠를 제작한다. 마찬가지로 VR·AR·XR 및 실감콘텐츠를 제작하는 VFX 업체 덱스터는 최근 넷플릭스와 영상 및 음향 보정 등 후반 제작공정에 대한 장기 계약 및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알체라는 AI(인공지능) 영상인식 솔루션 전문 기업으로, 네이버Z가 개발한 3D 가상현실 플랫폼 '제페토 월드'에 전신 인식 기술을 제공하고 있다.
스치기만 해도 오른다...주가·청약 대박난 메타버스株
메타버스 기업에 투자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주가가 오르는 종목도 있다. 핀테크 전문업체 핑거 (8,300원 ▼180 -2.12%)는 최근 메타버스 스타트업인 핏펀즈에 10억원을 투자했다는 소식에 이날만 11% 넘게 뛰었다.


메타버스가 급부상한 이유로는 코로나19(COVID-19)로 비대면이 일상화되면서 미래 IT(정보기술) 산업이 가상현실에 기반할 가능성이 보다 커지면서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현재 메타버스 시장은 초기단계로 게임, 놀이 및 엔터테인먼트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면서도 "향후 메타버스는 일상 속에 자리잡은 온라인 미팅, 온라인 교육 등과 같은 '뉴노멀'로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메타버스의 출현은 스마트폰 중심 성장 한계에 직면한 IT 산업에 새로운 변곡점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는 채널로 사용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공모주 시장에서도 메타버스 열풍은 뜨겁다. 지난 16~19일 청약을 진행한 메타버스 플랫폼 기업 맥스트의 최종 청약 경쟁률은 3381.87대 1로, 균등배정제 시행 이후 최고치였다. 비례배정 물량(12만5000주) 대상 경쟁률만 보자면 6763.75대 1로, 지난 1월 모바일 플랫폼 기업 엔비티 (6,550원 ▼140 -2.09%)가 기록한 역대 최고 경쟁률(4397.67대 1)을 넘어섰다. 엔비티 청약 때는 균등배정이 도입되지 않아 청약 물량이 모두 100% 비례배정으로 이뤄져 맥스트의 경쟁률과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메타버스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얼마나 뜨거운지를 느끼기에는 충분하다.

한 기관투자자는 "확약을 걸지 않은 기관이 없을 정도로 기관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많았다"며 "최소 3개월에서 6개월 이상 확약을 건 투자자가 대부분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맥스트는 자이언트스텝보다 AR·VR 플랫폼에 더 가까운 회사인 만큼 기관들 사이에서는 '찐(진짜) 메타버스' 회사라는 기대가 크다"며 "상장 첫날 '따상'(공모가 대비 2배로 시초가 형성, 상한가)를 달성한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단기간 급등세를 보인 만큼 중장기적으로 찾아올 조정장을 고려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자이언트스텝이 10배 가까이 오른 상황인 만큼 조정을 안 받는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메타버스 테마 열풍이 전반적으로 가라앉은 이후 주가 추이도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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