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덤핑 세율 0% 판정 나왔지만...韓 변압기, 현지화가 '살 길'

머니투데이 장덕진 기자 2021.07.19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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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 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1 한국전기산업대전-2021 한국발전산업전-코리아 스마트 그리드 엑스포 2021'의 한 전시부스에서 관계자가 몰드변압기 설명을 하고 있다. 2021.04.07.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 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1 한국전기산업대전-2021 한국발전산업전-코리아 스마트 그리드 엑스포 2021'의 한 전시부스에서 관계자가 몰드변압기 설명을 하고 있다. 2021.04.07. [email protected]


한국산 변압기에 대한 미국의 반덤핑 관세 부과가 계속되고 있다. 효성중공업과 현대일렉트릭 등 변압기를 생산하는 기계 업계는 관세로 인한 수출 가격 상승과 피해에 현지화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19일 전력기기 업계에 따르면 미국 국제무역법원(CIT)는 지난주 판결을 통해 2015년 8월부터 1년간 미국으로 수입된 한국산 변압기에 대한 반덤핑 관세율을 0%로 확정했다. 해당 변압기는 지난 2018년 미국 상무부의 제4차 연례재심에서 60.91%의 반덤핑 관세율을 판정받았다.



현대일렉트릭은 관세율 판정에 문제가 있다며 CIT에 제소해 관세율을 재산정하라는 판결을 받은데 이어 이번 판결로 반덤핑관세율 0%를 승인 받았다. 이번 판결로 현대일렉트릭은 반덤핑 관련 비용으로 인식한 7970만달러(약 914억원)를 환입처리할 수 있다고 밝혔다. 비용이 환입되면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727억원을 상회하는 비용 감소가 가능할 전망이다.

2011년부터 韓 변압기 조준한 美 반덤핑 관세
반덤핑 관세는 수출국이 부당하게 낮은 가격으로 제품을 수출해 수입국 산업이 피해를 입었을 경우 부과하는 세금이다. 한국산 변압기는 지난 2011년 ABB, 델타 스타 등 미국 업체들의 제소로 반덤핑 조사를 받기 시작해 지난 2012년 효성중공업 29.04%, 현대중공업(현대일렉트릭 분할 전) 14.95%, 기타 제조업체 22% 관세를 적용받기 시작했다.



기계 업계 관계자는 "한국산 변압기가 미국 업체들이 생산하는 제품에 비해 가격이 낮은 건 사실이다"며 "미국 업체들의 지속적인 문제제기로 관세가 부과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상무부는 매년 연례 재심을 통해 관세율을 재산정한다. 지난달 2018년 8월을 기점으로 1년간 수출된 물량에 대해서는 △효성중공업 52.47%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 52.4% △일진 전기 52.47% 등 관세가 최종 판정 됐다. 이후 물량에 대해서도 심사가 진행 중이다.

기계 업계에서는 이번 ICT의 관세율 0% 판결로 10여년 간 부과된 반덤핑 관세에 변화가 생기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기존 60% 대 관세를 0%로 재산정한 의미가 크기 때문이다. 다만 매년 수출물량을 특정해 관세율을 정하기 때문에 이번 판결과 향후 판결이 독립적이라는 점에서 일회성 이슈일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계속되는 반덤핑 부담...해답은 현지화
한국상 변압기를 대상으로한 반덤핑 움직임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캐내다 국경관리청(CBSA)는 한국산 변압기에 대한 신규 반덤핑 조사에 착수했다. 해당 신규 조사 결과는 7월내 발표될 예정이다.


변압기 생산 기업들은 미국의 고율 관세에 대응하기 위해 현지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지에서 생산해 판매할 경우 관세 적용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효성중공업은 2019년 미쓰비시의 초고압변압기 공장을 약 500억원에 인수해 변압기를 생산하고 있다.

현대일렉트릭도 미국 앨라배마주 변압기 공장의 증설을 지난해에 마쳤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국산 제품의 가격이 낮다는 점이 문제가 되지만 수출 가격을 높이는 건 해법이 아니다"며 "대신 현지에 생산 공장을 두고 생산량을 늘리는 등 대응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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