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4단계에도 '휴가 강행'…비수도권 방역강화로 줄어들까

머니투데이 유승목 기자 2021.07.19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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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에도 제주 휴가인파 증가세…비수도권 '5인 이상 모임 금지'에도 당분간 여행객 여전할듯

지난 14일 오후 제주국제공항 1층 도착장이 가족과 친구, 연인들로 북적이고 있다. /사진=뉴시스지난 14일 오후 제주국제공항 1층 도착장이 가족과 친구, 연인들로 북적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코로나19(COVID-19) 핀셋 거리두기 효과가 '7말8초' 여행수요를 이기지 못했다. 초유의 수도권 4단계 조치가 내려진 지난 일주일 간 제주도를 찾은 여행객은 더욱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방역 경고음이 커지자 정부는 결국 비수도권 지역에도 거리두기 단계 격상 카드를 꺼내들었다.

주요 관광지에도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령이 내려지면서 지역 여행·호텔업계에도 긴장감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당장 영업에 큰 차질은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확산세가 지속되면 결국 매출 타격이 불가피하단 우려다.



제주도, 매일 3만6000명 왔다
지난 18일 인천시 중구의 한 도로에서 피서 차량들이 을왕리 해수욕장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스1지난 18일 인천시 중구의 한 도로에서 피서 차량들이 을왕리 해수욕장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스1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 시행에도 전국 각지에 피서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 지난 주말 서울에서 강원도로 향하는 고속도로 휴게소마다 주차 자리를 찾기 어려웠고, 여행심리를 가늠하는 척도인 제주도는 평일에도 공항이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다.

제주관광협회의 입도객 통계를 살펴보면 수도권 거리두기가 격상된 지난 12일 월요일부터 7일 동안 제주를 찾은 내국인 수는 25만3239명으로 일 평균 3만6177명에 달했다. 직전주(일 평균 3만4293명)보다 오히려 증가했다. 코로나19가 다소 안정세였던 전년 동기(3만3168명)와 비교해도 3000명 가량 많았다. 서울 지하철 이용객 수가 40% 줄어드는 등 수도권 이동량이 크게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비슷한 위기상황이었던 지난해 12월 3차 대유행 당시 크리스마스를 포함한 12월24일부터 30일까지 1주일 간 일평균 제주도 내국인 입도객 수가 1만5116명에 불과했던 점을 고려하면 거리두기 효과가 무색하다. 확진자가 급증한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거리두기를 강화하면서 비수도권으로 향하는 휴가수요를 억누르지 못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실제 서울시내 특급호텔들이 식음예약 감소로 매출이 10% 안팎으로 줄어드는 등 영업에 영향이 있었던 것과 달리 비수도권 호텔·리조트들은 큰 피해가 없었다. 강원 지역 리조트 관계자는 "휴가가 임박해 거리두기가 격상돼 여행을 강행한 경우가 많았다"며 "취소 문의도 있었지만 대다수 여행객들이 예약대로 방문했다"고 말했다.

강릉·제주 거리두기↑…관광업 영향은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 다가온 지난 15일 오후. 거리두기 4단계에도 불구하고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물놀이용품을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 다가온 지난 15일 오후. 거리두기 4단계에도 불구하고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물놀이용품을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 같은 여파로 지난 일주일 간 비수도권 지역까지 코로나 확산세가 커지자 정부는 전국적으로 방역을 강화키로 결정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이날부터 2주 간 거리두기 단계에 관계 없이 5인 이상 사적모임이 금지된다. 강원도 강릉은 거리두기 단계를 3단계에서 4단계로 올렸고, 제주도 예고했던 대로 2단계에서 3단계로 상향 조정했다.


그러나 지역 숙박업계에선 당장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내다본다. 서울보다 관광지가 안전할 것이란 인식은 깨지고 있지만, 여행심리를 낮출 만한 요인이 크게 없단 이유에서다. 일괄적으로 거리두기를 격상한 것도 아니라 수도권 같은 운영 객실·입실 인원 수 제한이나 식음업장 3인 이상 이용불가 등 실질적인 영업을 가로막는 요인도 없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제시한 숙박시설 위약금 면제도 거리두기 4단계인 수도권에 적용돼 비수도권은 해당사항이 없단 설명이다. 제주 특급호텔 관계자는 "최근 5인 이상 규모로 오는 여행객도 많지 않단 점에서 예약 취소나 신규예약 감소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며 "오는 고객을 막을 수도 없어서 내·외부 방역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돼 전국적인 방역비상이 걸릴 경우 영업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단 관측이다.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현 상황대로면 지난 연말연시 특별방역대책처럼 전국적으로 고강도 방역조치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는데, 이 경우 영업에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며 "4차 대유행이 장기화하면 결국 영업에 영향이 클텐데 자영업자처럼 손실보상을 해주는 것도 아니니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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