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시중은행 모두 가상자산 수탁사업 진출하나

머니투데이 이용안 기자 2021.07.16 0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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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들이 가상자산 수탁사업(커스터디)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KB국민·신한·우리·NH농협은행에 이어 하나은행도 이 사업을 검토 중이다. 가상자산 거래소와 실명계좌발급 제휴를 꺼리는 모습과는 다른 태도다. 실명계좌발급 제휴를 맺으면 거래소에 대한 자금세탁 방지(AML) 책임이 따르지만 수탁사업 전문업체에 투자하면 은행이 짊어질 리스크가 덜하기 때문이다.

1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최근 보안 전문업체 1곳과 블록체인 전문업체 1곳을 만나 가상자산 커스터디에 대한 지분투자와 업무협약을 검토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가상자산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높게 평가되는 만큼 가상자산 커스터디를 들여다 보고 있다"고 말했다.



'커스터디'란 금융자산을 대신 보관하고 관리해주는 서비스로 보통 기관투자자를 고객으로 한다. 고객은 보유한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가상자산을 수탁 전문업체에 맡기고, 탈중앙금융(디파이) 상품에 투자해 자산을 운용할 수도 있다. 커스터디는 전통적으로는 금융사들이 제공해 온 서비스다. 최근에는 가상자산 시장이 커지며 가상자산 관련 커스터디 업체들이 생겨나고 있다.

하나은행이 가상자산 커스터디 사업에 뛰어들게 되면 5대 시중은행(신한·KB국민·우리·하나·NH농협은행) 모두 이 사업을 영위하게 된다. 앞서 우리은행은 최근 블록체인 기업 코인플러그와 함께 가상자산 수탁사 '디커스터디'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농협은행은 지난 7일 핀테크 기업 갤럭시아머니트리, 신용카드 VAN(부가가치통신망) 업체 한국정보통신, 블록체인 전문기업 헥슬란트와 디지털자산 사업 상호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KB국민은행의 경우 지난해 11월 블록체인 기업 해치랩스, 블록체인 투자사 해시드와 함께 가상자산 수탁업체 한국디지털에셋(KODA·코다)를 설립했다. 신한은행도 지난 1월 커스터디 전문 기업 '한국디지털자산수탁(KDAC)'에 전략적 지분 투자를 했다. 이어 2월엔 미국 가상자산 금융서비스 기업 '비트고'·KDAC와 가상자산 커스터디 서비스 제공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커스터디는 법인 대신 가상자산을 보관·관리하고, 직접 고객을 확인할 수 있어 은행의 위험부담이 적다. 가상자산 거래소와 실명계좌발급을 제휴하면 자금세탁 문제에 연루될 가능성이 존재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김영도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가상자산 시장에 불확실성이 남아있지만 성장을 하고 있는 만큼 은행이 먼저 관련 사업에 뛰어들지 않으면 뒤처진다는 생각을 할 수 있다"며 "수탁업무는 본질적으로 은행이 수행하는 업무 중 하나인 만큼 해당 사업에 진출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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