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까지 10조 붓는다···배터리 떼 낸 LG화학의 '승부수'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2021.07.1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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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사진=머니투데이DB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사진=머니투데이DB


LG화학 (373,500원 ▲500 +0.13%)이 배터리 사업 분사 후 더 큰 도약을 위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에 기반한 지속가능 성장 분야에서 10조원에 달하는 대대적 투자안이다.

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은 14일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3대 신성장동력으로 △친환경 서스테이너빌리티(Sustainability·지속가능성) 비즈니스 △전지 소재 중심의 이모빌리티(e-Mobility) △글로벌 혁신 신약을 선정, 해당 분야에만 2025년까지 10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신 부회장은 "이제 비즈니스 세계에서 경쟁력을 가늠하는 기준은 매출과 영업이익에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이 전제돼야 한다"며 "이는 모든 비즈니스 프로세스부터 전략, 투자 등에 반영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관점에서 사업 포트폴리오를 ESG 기반으로 혁신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추구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LG화학, 친환경 지속가능 사업에 3조원 투자···미래성장 축 삼는다
LG화학은 우선 바이오소재, 재활용, 신재생에너지 산업 소재 등 서스테이너빌리티 사업에 3조원을 투자해 석유화학사업본부의 미래 성장축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특히 친환경 바이오 제품 관련 권위있는 국제 인증인 'ISCC Plus 인증'을 받은 세계 최초의 'Bio-balanced SAP' 제품을 이달부터 본격 생산, 미국·유럽 등 글로벌 고객사를 대상으로 공급한다. SAP(Super Absorbent Polymer)란 자기 무게의 약 200배에 해당하는 물을 흡수하는 고흡수성수지로 기저귀 등 위생용품에 적용된다.

Bio-balanced SAP은 핀란드 네스테(Neste)의 폐식용유 등 식물성 바이오 재생 원료와 화석연료를 기초 원료로 함께 사용해 생산하는 친환경 제품이다.

LG화학은 SAP을 포함해 PO(폴리올레핀), PC(폴리카보네이트) 등 총 9개 Bio-balanced 제품부터 원료, 생산, 구매·판매까지 전 밸류체인에서 인증을 받았다.


LG화학은 생분해성 고분자 PBAT(Polybutylene Adipate-co-Terephthalate)는 빠른 시장 진입과 역량 강화를 위해 외부 기술을 적극 도입, 올해 생산설비 착공이 목표다.

아울러 바이오 플라스틱 시장이 2020년 12조원에서 2025년 31조원 규모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바이오 납사와 옥수수 등 식물성 원료로 만들어지는 PLA(Poly Lactic acid) 등의 친환경 원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키 위해 국내외 원료 업체와 조인트벤처(JV)도 적극 추진한다.

폐플라스틱 순환경제 구축을 위해 기계적·화학적 재활용 역량 강화에도 적극 나선다.

LG화학은 "기계적 재활용은 기존 PC, ABS(acrylonitrile butadiene styrene)의 시쟁지배력을 강화하고 PO, PVC(폴리염화비닐)까지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2025년까지 관련 제품 매출을 연평균 40% 이상 성장시킬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은 화학적 재활용은 잠재력 있는 원천 기술을 발굴해 선점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친환경 패키징 솔루션을 제공하는 스타트업 이너보틀과 올 하반기부터 화장품 용기의 플라스틱 자워을 100% 선순환시키는 에코 플랫폼을 구축, PCR(post consumer recycle) ABS 등 재활용 플라스틱 소재를 화장품 용기에 적용키 위한 공동 연구도 추진중이다.

이밖에 태양광 패널용 POE(Polyolefin Elastomer))/EVA(Ethylene Vinyl Acetate) 등 신재생에너지 산업 소재 시장에서도 신규사업기회를 적극 발굴할 계획이다.

이모빌리티 소재 등에 6조원 투자···세계 1위 종합 전지 소재회사로 우뚝 선다
25년까지 10조 붓는다···배터리 떼 낸 LG화학의 '승부수'
LG화학은 양극재부터 분리막, 음극 바인더, 방열 접착제, CNT(탄소나노튜브) 등까지 폭넓게 육성한다. 전지 소재 시장은 2021년 39조원에서 2026년 100조원 규모로 급성장이 예상된다.

양극재 사업은 글로벌 선두 기업으로 육성하는 것을 목표로 연 6만톤 규모 구미공장을 올해 12월 착공한다. 이로 인해 LG화학의 양극재 생산능력은 2020년 4만톤에서 2026년 26만톤으로 7배 가량 늘어난다.

LG화학은 현재 양극재 재료가 되는 메탈의 안정적 수급을 위해 광산 업체와 JV 체결도 준비중이다. 앞으로도 광산, 제·정련 기술을 보유한 업체와 다양한 협력을 적극 추진해 메탈 소싱 경쟁력을 강화해 나간다.

분리막 사업은 빠른 사업 역량 강화를 위해 기술력과 보유 고객 등 시장성을 모두 갖춘 기업들을 대상으로 M&A, JV 등을 검토중이며 글로벌 생산 거점도 조기 구축한다.

양극재, 음극 바인더, 방열 접착제 등 제품에는 선제적으로 R&D 자원을 집중 투입해 기술을 차별화하고 시장 리더십을 확보해 나간다.

LG화학은 또 고성장 하는 전지 소재 시장 전망에 발맞춰 석유화학 사업분야의 CNT 생산 규모도 2021년 1700톤에서 2025년까지 3배 이상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LG화학은 지난 4월 리튬이온배터리의 양극 도전재 시장 공략을 위해 1200톤 규모의 CNT 2공장을 증설 완료했으며 연내 3공장도 착공을 준비하는 등 생산능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다.

글로벌 혁신 신약에 1조원 이상 투자···美·유럽 등 선진시장 진출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는 2030년까지 혁신 신약을 2개 이상 보유한 글로벌 신약 회사로 도약해 미국, 유럽 등 선진시장에 진출하는 것을 목표로 신약사업에만 1조원 이상의 투자를 단행한다.

생명과학사업본부는 그동안 신약 파이프라인을 2019년 34개에서 2021년 현재 45개로 확대하고 R&D 투자에 집중하는 등 신약 개발 추진을 가속화해왔다.

특히, 생명과학사업본부가 강점을 갖고 있는 당뇨, 대사, 항암, 면역 4개 전략 질환군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임상 개발 단계에 진입한 신약 파이프라인도 2021년 11개에서 2025년 17개로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M&A나 JV 설립 등을 포함한 다양한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도 적극 검토하고 있으며, 미국 현지에 연구법인을 설립하고 임상/허가 전문 인력도 지속적으로 확보하는 등 글로벌 임상 개발 역량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편 신 부회장은 "ESG 기반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과 고객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사업 포트폴리오의 전환은 필수적"이라며 "관련 기술과 고객을 보유한 외부 기업들과 협력하기 위해 현재 검토하고 있는 M&A, JV, 전략적 투자 등만 30건이 넘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LG화학의 가치와 지속가능성을 한 단계 더 높은 수준으로 끌어 올릴 창사 이래 가장 혁신적인 변화가 이미 시작됐으며 올 하반기부터 가시적인 성과들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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