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22일 서울 낮 최고기온이 35도까지 오르며 폭염주의보가 내린 가운데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에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14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에어컨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가량 줄었다. 이른 무더위를 예상하면서 예년보다 서둘러 에어컨 판매에 나섰던 가전업계에서는 낭패를 봤다는 표정이 역력하다.
올 4~5월까지만 해도 업계에서는 여름 특수 기대감이 컸다. 기상청이 올 여름 기온이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으로 평년보다 높을 것으로 예고한 데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재택근무가 늘면서 지난해보다 에어컨 판매가 늘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하지만 6월 초여름 날씨가 예년보다 서늘했고 비까지 자주 내리면서 에어컨보다 제습기 판매에 집중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왔다.
기상청에 따르면 현재 한반도 남서쪽 5㎞ 상공의 북태평양 고기압과 남동쪽 10㎞ 상공의 티베트 고기압이 오는 20일쯤 겹쳐지는 '커플링' 상태가 될 전망이다. 고기압이 한반도를 덮는 모양새가 되면 대기 중에는 하강기류가 작동해 햇빛에 달아오른 지표면에서 빠져나온 열이 위로 날아가지 못하고 지상으로 다시 내려간다.
이렇게 대기 중 공기가 갇힌 상황에서 계속 뜨거워지는 현상을 열돔 현상이라고 부른다. 미국 캘리포니아 지역과 캐나다가 지난 6월부터 겪는 이례적인 폭염이 바로 이 열돔 현상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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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올해 더위가 역대 최악의 폭염을 기록했던 2018년과 비슷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당시 폭염이 7월 중순부터 8월 하순까지 이어지면서 전국 평균 폭염일수 31.4일, 열대야 일수 17.7일의 기록을 세웠다. 일 최고기온은 강원 홍천이 41도, 서울도 39.6도까지 올라갔다.
2018년 국내 에어컨 시장은 2017년 처음으로 판매량 250만대를 넘긴 데 이어 호황을 이어갔다. 업계 한 인사는 "올해도 이달 중순부터 역대급 폭염이 온다는 예보가 있어 에어컨 판매가 충분히 반등할 것으로 본다"며 "남은 기간 날씨가 뒷받침해준다면 국내 판매 250대를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