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협 시위로 윤석열이 듣지 못한 '청년편지'..."서민, 변호사 꿈도 못꿔"

머니투데이 최태범 기자 2021.07.08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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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국회사진취재단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8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팁스타운에서 열린 스타트업 현장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1.7.8/뉴스1  (서울=뉴스1) 국회사진취재단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8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팁스타운에서 열린 스타트업 현장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1.7.8/뉴스1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8일 추진한 스타트업 현장 간담회장 앞에서 대한변호사협회(대한변협)가 시위를 벌였다. 이로 인해 법률플랫폼 '로톡'을 운영하는 로앤컴퍼니의 김본환 대표는 간담회에 불참하게 됐다.

'윤석열이 듣습니다'를 타이틀로 진행되는 차기 대선주자 윤 전 총장의 두 번째 민생행보이자 첫 번째 경제행보의 의미가 특정 이익단체의 '몽니'로 인해 다소 퇴색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로앤컴퍼니 관계자는 "대한변협이 오늘 간담회가 열리는 서울 강남구 팁스타운 앞에서 피켓을 들고 불법시위에 나섰다"며 "코로나19(COVID-19) 확진자가 폭증하는 와중에 여러 방역수칙을 어긴 채 강행된 매우 염려스러운 시위"라고 했다.

이어 "행사가 원활히 진행되길 희망하는 마음에서 주최 측에 불참 사실을 알렸다"며 "스타트업으로 활동하며 규제와 관련해 겪은 생생한 이야기를 윤 전 총장에게 전달하고 싶었지만 그렇게 되지 못해 무척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변호사가 플랫폼에 참여하는 것을 금지하는 대한변협의 새로운 규제에 로톡은 신음하고 있다. 그 실상을 알리려고 행사에 참여하고자 했으나 대한변협이 불법적 시도를 통해 말할 기회조차 빼앗았다"고 호소했다.

앞서 대한변협은 지난 5월 이사회에서 플랫폼 가입 변호사를 징계하는 '변호사 광고에 관한 규정 개정안'을 처리했다. 오는 8월4일부터 시행되는 개정안에 따라 플랫폼에 광고를 의뢰한 변호사는 징계를 받는다.

변협은 영구제명, 제명, 정직, 과태료, 견책 등의 징계를 내릴 수 있다. 정직 이상 처분을 받으면 변호사 업무를 할 수 없다. 이를 우려한 변호사 회원들이 대거 탈퇴하면 로톡은 사실상 사업 추진이 불가능해진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스타트업 간담회가 개최되는 서울 강남구 팁스타운 앞에서 8일 대한변호사협회 등 변호사단체가 법률플랫폼 로톡 퇴출을 요구하며 피켓시위를 펼치고 있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스타트업 간담회가 개최되는 서울 강남구 팁스타운 앞에서 8일 대한변호사협회 등 변호사단체가 법률플랫폼 로톡 퇴출을 요구하며 피켓시위를 펼치고 있다.
로앤컴퍼니에 따르면 김본환 대표는 이날 윤 전 총장 앞에서 최근 로톡 이용자로부터 받은 메일을 낭독할 예정이었다.

메일에는 '사회초년생이나 저소득층, 돈 없는 사람에게 변호사를 쓴다는 것은 꿈도 꾸지 못할 일이었지만 로톡을 통해 2번이나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법률 문제를 잘 해결할 수 있었다'는 감사 메시지가 담겼다.

김 대표는 간담회 불참에 아쉬움을 표시하면서 "로톡을 찾는 이용자들은 이런 사람들이라는 점, 법률서비스의 정보 비대칭과 낮은 접근성 때문에 고생했던 사람들이 로톡을 통해 법률 문제를 해결해 나가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그는 "국민 대다수의 편익을 위해 로톡이 존재하고 있고 로앤컴퍼니의 설립 철학이 이런 것이라는 점을 말하려고 했다"며 "이런 부분들을 해결하지 않으면 '법률복지'에 대해 논의할 수 없다. 정책을 수립할 때 이런 문제가 반영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장지호 닥터나우 대표 △남성준 다자요 대표 △김기동 코나투스(반반택시) 대표 △김세영 피에스엑스(서울거래소) 대표 △정호정 카이아이컴퍼니 대표 등이 참석했다.

고영하 한국엔젤투자협회장과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 박경희 법무법인 린 변호사도 참여해 윤 전 총장에게 행정적·경제적·법률적 차원의 스타트업 지원 방안을 건의했다.

윤 전 총장은 "스타트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도록 좋은 신발을 신겨주고 불필요한 모래주머니가 있다면 제거해야 한다"며 "경제에 역동성을 주기 위해서는 자유를 줘야 한다"고 했다.

로톡과 변협의 갈등에 대해선 "이 문제는 양쪽의 입장을 들어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스타트업과 기존 산업의 충돌을 피하고 마찰을 피하려 노력해 왔다. 소극적 중재가 아니고 본질적인 접근으로 풀어나가야 할 것"이라며 정부의 역할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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