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엔 삼성뿐인데…시총 1조위안 中기업 12곳 뜯어보니[차이나는 중국]

머니투데이 김재현 전문위원 2021.07.11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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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차이 나는 중국을 불편부당한 시선으로 바라봅니다.

/사진=AFP/사진=AFP


미국 하면 애플, 아마존이 떠오르고 한국 하면 삼성전자가 떠오르듯 그 나라를 대표하는 기업들이 있다. 이런 대표 기업들은 국가 경쟁력을 나타내기도 한다. 중국하면 떠오르면 기업은 어딜까. 샤오미, 마오타이?

최근 중국언론이 중국 시가총액 500대 상장기업 리스트를 발표했다. 6월말 기준, 상하이, 선전, 홍콩, 뉴욕 등 전 세계 15개 증시에 상장된 중국기업을 집계했는데, 전체 상장기업은 7974개사, 전체 시가총액은 148조6000억위안(약 2경6000조원)에 달했다.



중국 시가총액 1000억 위안 기업 변천사
올해 6월말 기준, 시가총액 1000억 위안(약 17조5000억원) 이상인 상장기업은 254개사에 달했다. IT, 소비, 전자, 2차전지 업종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으며 대부분 민영기업이다.

10년 전인 2010년에는 68개사가 시총 1000억 위안을 넘었으며 금융, 정유, 통신, 석탄, 비철금속 등 거의가 독점 국유기업이었던 것과 크게 달라졌다.



이처럼 중국 시가총액 500대 기업의 업종 변화를 살펴보면 중국 경제구조와 산업 발전의 변화가 한눈에 들어온다.

지난 10년간 가장 큰 트렌드는 'IT혁신'과 '내수'다. 시가총액 비중이 높았던 은행 업종 비중이 지속적으로 하락한 반면, IT·인터넷 업종 비중이 높아졌고 또한 바이주(白酒)등 내수업종 비중도 큰 폭 상승했다.

인터넷 업종부터 살펴보자. 2010년만 해도 시가총액 1000억 위안이 넘는 기업은 텐센트와 바이두 양사밖에 없었지만, 지금은 숫자가 부쩍 늘었다. 텐센트(SNS·게임)와 바이두(검색)뿐 아니라 알라비바(전자상거래), 메이퇀(배달음식), 핀둬둬(전자상거래), 징동닷컴(전자상거래), 콰이셔우(동영상플랫폼), 넷이즈(게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내수는 중국을 대표하는 바이주업체인 마오타이를 살펴보자. 마오타이는 지난 90년대말 만 해도 매출액이 10억 위안(약 1750억원)에 못 미쳤고 시가총액은 약 100억 위안(약 1조7500억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마오타이의 지난해 매출액은 약 980억 위안(약 17조2000억원)으로 100배 가까이 늘었고 시가총액은 2조5836억 위안(약 452조원)으로 250배 넘게 증가했다.

이게 바로 경제 성장과 함께 성장한 중국 소비시장의 힘이다.



시총 1조위안 클럽에는 12개 회사가
범위를 좁혀서 시가총액 1조위안(약 175조원) 이상 중국 기업을 살펴보자. 텐센트, 알리바바, 마오타이, 공상은행, 메이퇀, 초상은행, 건설은행, CATL, 중국평안보험, 우량예, 농업은행, 핀둬둬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코스피 상장기업 중 시총 175조원을 넘어서는 기업은 삼성전자(약 543조원)밖에 없다.

한국엔 삼성뿐인데…시총 1조위안 中기업 12곳 뜯어보니[차이나는 중국]
가장 숫자가 많은 건 금융회사로 모두 5개에 달했고 그 다음은 전자상거래를 포함한 인터넷(4개사), 바이주(2개사), 2차전지(1개사) 등 인터넷기업의 비중이 높다.

공상은행, 건설은행 등 중국 국유은행은 독점기업이지만, 순이자 마진이 축소되는 등 수익성이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에 주가가 제자리 걸음에 그쳤다. 그나마 중국 은행 중 가장 효율성이 높은 초상은행만 시장 점유율을 높이면서 지난해 말 대비 주가가 25.1% 상승했다.



그 다음은 인터넷 기업이다. 텐센트와 알리바바의 시가총액이 각각 4조6626억 위안(약 816조원)과 3조9703억 위안(약 695조원)으로 1, 2위를 차지했다. 5위는 배달앱인 메이퇀(1조6293억 위안, 약 285조원), 12위는 전자상거래업체인 핀둬둬(1조284억 위안, 약 180조원)다. 중국 시가총액 1조위안 이상 클럽에서는 꼴찌인 핀둬둬의 시가총액도 코스피 시총 2위인 SK하이닉스(약 90조원)의 두 배에 달할 정도로 규모가 크다.

중국, 플랫폼 기업은 견제하지만 밀어주는 업종이…
그리고 한 가지 더. 텐센트, 알리바바, 메이퇀 및 핀둬둬는 모두 플랫폼 기업이다. 중국 시가총액 12위안에 4개사가 들어갈 정도로 중국 플랫폼 업체의 영향력은 막대하다. 중국 정부는 지난 2월부터 '플랫폼 경제 반독점 지침'을 시행하면서 중국 경제를 좌지우지할 정도로 성장한 플랫폼 업체들에 대한 견제를 강화하고 있다.

마화텅 텐센트 회장과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사진=AFP마화텅 텐센트 회장과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사진=AFP
대표적인 타겟이 된 업체가 지난해 10월 중국 국유은행이 '전당포 수준'이라고 직격탄을 날리면서 미운 털이 박힌 마윈의 알리바바다. 알리바바는 지난 4월 중국 시장감독총국으로부터 반독점 위반으로 182억 위안(약 3조1000억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과징금을 부여받았다.



올해 중국에서 뜨는 기업은 CATL이다. 올해 6월말 기준, CATL은 불과 6개월 만에 시가총액이 52.3% 급증했다. 중국 정부가 밀어주는 기업도 텐센트, 알리바바, 메이퇀 및 핀둬둬 같은 플랫폼 기업보다는 2차전지를 생산하는 CATL 같은 제조업체다. CATL은 올해 1~5월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판매량(사용량)이 전년 동기 대비 272% 급증한 27.6GWh으로 LG에너지솔루션(20.5GWh)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시장점유율은 31.2%로, 전년대비 9.2%포인트 상승했다.

시총 1조위안 클럽에는 가입하지 못했지만, 전기차 업체인 BYD도 떠오르는 스타다. 6월 30일 기준, BYD 시가총액은 약 7200억 위안(약 126조원)에 달했다. SK하이닉스(약 90조원)를 훌쩍 뛰어넘는다.

중국에서 플랫폼업체는 지고 CATL, BYD 같은 2차전지, 전기차를 생산하는 첨단 제조업체가 뜨고 있다. 이들이 향후 중국 경제를 이끌어갈 기업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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