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회의 취소에 정유주 급등…"최악은 석유전쟁 재개"

머니투데이 김지성 기자 2021.07.06 11:27
글자크기

오늘의 포인트

/사진=뉴시스/사진=뉴시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 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플러스(+)의 장관급 산유국 회의가 취소됐다. 증산 합의가 결렬되면서 국제유가가 급등했다.

증권가는 다음 OPEC+ 회의까지 단기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보고 헷지(손실 위험 방지) 수단을 활용하는 등 적극 대응을 권고했다.



6일 오전 11시26분 S-Oil (70,300원 ▲200 +0.29%)은 전일 대비 5000원(4.74%) 오른 11만500원에 거래 중이다. 이날 한때 11만1000원까지 오르면서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SK이노베이션 (109,600원 ▲600 +0.55%)은 5500원(2.03%) 상승한 27만6000원에, GS (43,150원 ▼850 -1.93%)는 350원(0.75%) 오른 4만68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당초 OPEC 수장 격인 사우디아라비아는 올해 8월 일평균 생산을 40만 배럴 늘리고 이후 점진적으로 더 늘려 12월 200만 배럴까지 증산하자고 제안했다. 기존 감산 계획도 내년 4월에서 내년 말로 연장하자고 했다.

아랍에미리트(UAE)는 감산 기간 연장에 반기를 들었다. UAE는 기간 연장을 위해선 각국의 원유 생산량을 재산정해 쿼터를 다시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측이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5일(현지시간) OPEC+ 회의는 2시간 가량 지연된 뒤 아예 취소됐다. 다음 회의 일정도 정하지 못했다.


유가는 급등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1.57% 상승한 배럴당 76.34달러를 기록했다. WTI 가격이 75달러를 넘어선 것은 2018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사진=로이터/사진=로이터
증권가는 OPEC+ 합의 결렬로 유가의 양방향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최악의 경우 석유전쟁 재개 가능성도 있다며 적극 대응하라고 조언했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OPEC+ 공조 체제가 유지되되 8월 이후 증산 합의 지연으로 인식되면 하반기 석유 수요 회복에도 불구하고 공급 부족 우려가 단기 유가 상방 압력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반면 사우디아라비아와 대립각을 세운 UAE가 OPEC을 탈퇴한다면 OPEC+ 공조 체제의 와해 우려가 커질 것"이라며 "이는 사우디아와 러시아 간 갈등 속 무분별한 증산 전쟁으로 초래된 지난해 유가 급락 이벤트를 재현할 수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라고 했다.

최진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의 단기 공급부족 우려와 달리 OPEC+ 감산 공조가 내년 4월 종료된다면 장기적 공급과잉이 불가피하다"며 "OPEC+ 통제력이 상실될수록 감산 불이행국이 속출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UAE의 OPEC 탈퇴, 사우디 석유전쟁 재개 변수 등이 상존하는 가운데 다음 OPEC+ 회의까지 단기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며 "헷지 수단을 활용하는 등 적극 대응할 것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진종현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재 UAE 생산 쿼터대로 연말까지 200만 배럴 증산 일정을 유지하되 감산은 내년 4월까지만 이뤄지는 데에 우선 합의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진 연구원은 "지난해 11월 회의에서처럼 UAE가 사우디 의견을 수용할 것으로 보이지만 회의가 결렬될 수준으로 갈등이 심화됐고 UAE가 워낙 완강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며 이같이 전망했다.

이어 "공식적인 생산 스케줄에 대한 결론 없이 사태가 장기화되는 것은 양측 모두 지양할 것"이라며 "한달 내로 합의는 이뤄질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