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웹툰이 네이버 2위?"…MZ세대 따라 달라진 마케팅

머니투데이 김지성 기자, 구단비 기자 2021.07.06 05:28
글자크기
유진투자증권의 네이버 브랜드웹툰 '신입일기'. /사진제공=유진투자증권유진투자증권의 네이버 브랜드웹툰 '신입일기'. /사진제공=유진투자증권


"브랜드 웹툰이 이렇게 상위권에 있는 건 또 처음 보네 ㅋㅋㅋㅋㅋ" (웹툰 '신입일기' 댓글 중)

네이버 월요웹툰에 익숙한 그림체가 눈에 띈다. 하얀 얼굴, 대충 달린 귀, 생생한 표정. '대학일기', '독립일기' 등을 연재한 인기 웹툰 작가 '자까'의 작품이다.



제목 '신입일기'. 자까의 신작인가 싶어 클릭하니 유진투자증권 홍보용으로 제작된 브랜드웹툰이란다. 웹툰 곳곳 'EUGENE', '스마트 챔피언'(유진투자증권 MTS) 등이 녹아 있다.

유진투자증권 (4,410원 ▲85 +1.97%)은 지난 5월30일부터 네이버 브랜드웹툰 '신입일기'를 연재하고 있다. 미래 주요 고객이 될 MZ세대(1980~2000년대 초 출생자)를 겨냥해 이들이 자주 찾는 플랫폼 웹툰을 택했다.



'신입일기'는 기존 증권사 광고와 결이 다르다. 이야기 중심엔 증권사 상품이 아닌 증권사 직원의 일상이 놓였다. 입사 2주차 신입사원의 삶을 재미있게 다루며 브랜드를 자연스럽게 노출한다.

성과도 좋다. 네이버 월요웹툰 전체에서 6위, 여성 독자 인기 순위론 2위다. 브랜드웹툰으론 이례적인 수준이다.

독자들은 "이쯤 되니 이게 실화인지 브랜드웹툰인지 혼란스럽다ㅋㅋㅋ", "(유진투자증권) 복지 대박... 진짜 부럽다", "광고의 혁신" 등 반응을 보였다.


유진투자증권 관계자는 "노골적인 광고보다는 브랜드 대중 인기도를 높이는 데 목적이 있었다"며 "재미있게 풀어보고자 증권사 최초로 웹툰을 활용했다"고 말했다.

이어 "MZ세대가 좋아하는 작가를 선정하기 위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공을 들였다"며 "젊은 직원이 많은 부서에서 '자까' 작가를 1순위로 선정해 이뤄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라온 게시물. /사진제공=이베스트투자증권이베스트투자증권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라온 게시물. /사진제공=이베스트투자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5,020원 ▼20 -0.40%)도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SNS를 통해 현재 인기인 '밈'(meme·온라인에서 유행한 사진이나 영상)을 활용한 게시물을 내놓고 있다.

지난 설을 앞두고는 'KOSPI 5000', '개미의 힘', '줍줍', '떡상' 등이 적힌 부적 이미지를 만들어 올렸다. 배우 윤여정씨가 한국 최초로 오스카상을 시상했을 때는 배우 말투를 패러디한 게시물을 올렸다.

자체 굿즈도 제작했다. '따상', '올라갑니다' 등이 적힌 소주잔이나 주식 차트가 새겨진 '가즈-아 텀블러'와 '장대양봉 모자', 골드바가 그려진 '해외선물 맨투맨' 등이다.

'곰표 패딩', '참이슬 백팩' 등 희소성 있는 굿즈에 열광하는 MZ세대의 소비 특성을 고려한 마케팅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 관계자는 "과거 이벤트 상품이라고 하면 대부분 커피 쿠폰이었는데 자체 생산한 굿즈를 활용하니 반응이 좋다"며 "예전처럼 딱딱하게만 하면 외면당하기 쉬워 트렌드에 맞게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오늘날엔 광고와 콘텐츠 간 구별이 사라지고 있다"며 "인터넷상에서 많이 활동하는 MZ세대에게 새롭고 재미있는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은 기업 친숙도를 높이는 데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반적으로 광고라고 하면 방어기제를 가지고 대하지만 웹툰 등 콘텐츠는 방어기제 없이 소비자가 접하면서 스스로 친숙도를 형성한다는 이점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소주잔 등 굿즈도 MZ세대가 흥미를 느끼고 자신의 SNS에 올렸을 때 인정받을 만한 것이라면 관심을 보일 것"이라며 "증권사 입장에서는 재산 형성에 관심이 많은 MZ세대를 고객으로 유치할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라온 게시물. /사진제공=이베스트투자증권이베스트투자증권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라온 게시물. /사진제공=이베스트투자증권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