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기 계산 실수, 22개 公기관 평가결과 수정...책임자 경질

머니투데이 세종=김훈남 기자 2021.06.25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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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걸 기획재정부 차관이 2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2020년도 경영평가' 수정발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안도걸 기획재정부 차관이 2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2020년도 경영평가' 수정발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지난해 공공기관 평가과정에서 배점 적용 오류가 발생해 공공기관 10곳의 종합등급이 바뀌는 등 22개 기관에 대한 평가 결과가 수정됐다. 정부는 평가오류 책임을 물어 외부 준정부기관 평가단 관계자에 대한 해촉 등 인사 조치와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연구용역에 대한 해지 등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그러나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대해 총괄책임을 지는 기획재정부에 대한 조치는 빠져 '꼬리 자르기' 논란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기재부는 25일 오후 안도걸 2차관 주재로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를 열고 '2020년도 공공기관 경영평가 결과 및 향후 조치 계획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지난 18일 공운위에서 의결한 131개 공공기관에 대한 경영평가 결과에서 무더기 오류가 발생한 데 따른 것이다.



이번 오류는 공공기관 경영평가 기준(편람) 중 △일자리 창출 △균등한 기회와 사회통합 △재난 및 안전관리 △상생·협력 및 지역발전 등 사회적가치 비계량 지표 4개 항목에 대한 배점 과정에서 나왔다.

이들 항목에 대해선 공운위가 2~4점의 기준 배점을 제시하고 기준배점의 ±50% 범위에서 공공기관이 자율적으로 배점을 정할 수 있다. 하지만 준정부기관 평가단은 평가과정에서 기관이 제출한 배점을 적용하지 않고 기준 배점을 일괄 적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평가단이 코로나19(COVID-19) 영향을 받는 사업에 대해 보정점수를 적용한 뒤 최종점수를 입력하는 과정에서 보정 전 점수를 입력한 오류도 발생했다고 기재부는 설명했다.



오류를 수정한 결과 10개 기관의 종합등급이 변경됐다. 준정부기관에선 공무원연금공단이 B(양호)등급에서 C(보통)등급으로 수정됐고 A(우수)등급을 받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은 B등급으로 내려왔다. 한국가스안전공사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은 D(미흡)등급에서 C등급으로, 한국연구재단은 B등급에서 A등급으로 상향조정됐다.

강소형 준정부기관에선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과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의 종합평가가 B등급에서 C등급으로 하향조정됐다. 한국과학창의재단은 C등급에서 D 등급으로 한계단 내려왔다. 각각 D등급과 E등급을 받았던 한국기상산업기술원과 한국보육진흥원은 한단계씩 상향조정됐다.

이밖에 성과급 산정기준인 범주별 평가에서도 13개 기관의 등급이 수정됐다고 기재부는 밝혔다. 기재부는 등급 조정에 따라 한국기상산업기술원에 대한 기관장 경고조치를 취소하는 등 5개 기관에 대한 후속조치도 수정했다.


기재부는 이번 평가오류 배경에 대해 "공정성과 객관성 확보, 보안유지를 위해 평가단이 전권을 갖고 독립적으로 평가를 실시하다보니 상호검증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며 "평가오류 책임이 있는 평가단 관계자에 대해 해촉과 향후 위촉대상 제외 등 인사조치를 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세연과 평가단 사이 평가용역의 계약위반과 불이행을 근거로 계약해지, 기성금 삭감등 조치도 취했다"며 "8월말까지 평가단 내부 검증관리 장치를 마련하고 평가지표와 평가조직 개편하는 등 후속조치를 마련해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공기관 경영평가 의결 전 대상기관에게 평가결과를 점검토록하고 이의제기 기회를 주는 방향으로 대책을 만들 전망이다.

다만 기재부 책임에 관한 질의에 대해 안도걸 차관은 "공공기관 경영평가의 전반적인 책임은 업무를 총괄하는 기재부에 있다"면서도 "사고 원인에 대해서 정확히 진단하고 구조적인 문제점 파악에 이어 제도를 개선하는 노력에 전념하고 추가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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