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에서도 연일 카지노주를 담아야 한다며 주목할 정도다. 뚝 끊겼던 VIP '큰 손'들이 돌아오기만 하면 빠르게 호황을 누릴 것이란 관측에서다. 그러나 중국시장 의존도가 높은 허약한 체질과 시장혁신에 보수적인 분위기가 발목을 잡을 수 있단 지적도 적지 않다.
지난 11일 문을 연 롯데관광개발의 제주드림타워 카지노. 지난 22일 국내 거주 중국인이 슬롯머신 게임을 통해 2억원의 '잭팟'을 터뜨렸다. /사진=롯데관광
실제 한국보다 먼저 영업을 재개한 마카오는 방역상황이 준수하단 판단으로 중국 본토 관광객을 다시 받기 시작한 이후 매출 대박을 내고 있다. 마카오 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카지노 매출액이 전년 동월 대비 492% 증가한 104억파티카(1조4800억원)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100억파티카 고지를 넘어섰다.
무엇보다 마카오 '턴어라운드'를 이끈 수요가 중국발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여행)란 점에서 카지노 회복 관측에 힘이 실린다. 국내 외국인 카지노에서 가장 통 큰 소비를 한 관광객이 중국인이기 때문이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2019년 국내 외국인 카지노 323만명 중 52.3%(1692만명)가 중국인 입장객이었다. VIP 중심의 방한 인바운드 세일즈가 가능해지면 한국 시장도 금새 회복할 것으로 보는 이유다.
카지노 호황? '왕서방'이 발목 잡는다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지난해 2월 인천국제공항에 입국하는 중국인들의 모습.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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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국내 카지노시장은 중국 인바운드 시장이 차질을 빚을 때마다 위기를 겪었다.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과 2017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로 중국 관광객이 급증하며 총 방문객과 매출이 모두 전년 대비 감소하는 타격을 입었다. 코로나 여파가 워낙 컸던 탓에 잘 드러나지 않았지만 카지노 불황은 중국에 달려있단 것이다.
문제는 중국이 해외 카지노를 탐탁치 않게 여기기 시작했단 점이다. 중국은 지난해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도박 목적의 여행을 제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해당 블랙리스트 명단이 공개되진 않았지만, 온라인 도박을 허가해 중국인에게 인기가 많은 필리핀과 베트남, 호주와 함께 한국도 대상국일 가능성이 높단 관측이다. 이 경우 코로나19 이후에도 적극적인 중국 VIP를 겨냥한 세일즈가 어려울 수 있다.
카지노산업 성장에 비우호적인 시장환경도 걸림돌이다. 국내 외국인 전용 카지노가 16개나 있지만 글로벌 기준에 맞는 사업장은 복합리조트를 운영하는 파라다이스와 롯데관광 정도에 불과해 인프라가 취약하단 지적이다. 코로나 시대 카지노 활로로 미국·유럽·필리핀 등이 도입하고 있는 '언택트(Untact·비대면) 게임'도 '사행산업'으로 여겨지는 까닭에 주무부처인 문체부가 반대하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