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코로나 해방' 앞두고 델타 변이 확산…"상당수가 젊은이"

머니투데이 윤세미 기자 2021.06.23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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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7월 4일 독립기념일을 맞아 코로나19 해방을 선언하려던 미국이 델타 변이(인도 변이) 확산에 긴장하고 있다. 앞으로 2~3주 안에 델타 변이가 지배 균주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을 통해 확산을 억제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사진=AFP/사진=AFP


2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유전체학 연구업체 헬릭스의 윌리엄 리 부사장은 델타 변이가 이르면 7월 중순 안에 미국 신규 코로나 감염자의 과반을 차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이날 공개한 연구자료에서는 신규 확징자 중 델타 변이 비중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9일까지 2주 동안 코로나19 양성 반응 샘플 가운데 20.6%는 델타 변이에 의한 것이었다. 2주 전 9.9%에서 두 배 넘게 증가한 것이다.



미국 보건 당국자들도 일제히 델타 변이 확산에 경고음을 냈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델타 변이 비중이 2주에 두 배씩 증가하고 있다"면서 "델타 변이는 코로나19 제거를 위한 미국의 노력에 가장 큰 위협"이라고 지적했다. 로셸 월렌스키 CDC 국장도 브리핑에서 "CDC 자료와 영국의 상황을 고려할 때 우리는 델타 변이가 다음 달 미국에서 지배 변이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중서부 일부 지역에서는 델타 변이 비중이 이미 절반에 가깝다고도 덧붙였다.

영국은 코로나 백신 접종을 서방 국가 중 가장 먼저 시작하고도 최근 델타 변이 확산으로 신규 확진자가 1만명대로 증가하자 봉쇄 해제를 4주 연기한 바 있다. 영국의 신규 확진자 중 90% 이상이 델타 변이 감염자다. 지난해 인도에서 처음 발견된 델타 변이(B.1.617.2)는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물론 영국에서 발견된 알파 변이보다 전파력이 50%가량 센 것으로 알려진다. 델타 변이는 세계 70여개국에 퍼져있으며 세계보건기구(WHO)는 앞으로 델타 변이가 지배 균주가 될 것으로 본다.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을 통해 델타 변이 확산을 막아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파우치 소장은 백신 미접종자가 델타 변이에 감염될 땐 중증으로 악화할 위험이 크다고 경고했다. 필라델피아 아동병원의 데이비드 루빈 박사 역시 CNN을 통해 백신 접종률이 낮은 지역에서 감염자뿐 아니라 입원과 사망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월렌스키 국장은 특히 델타 변이가 또 다른 변이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백신 접종을 통해 변이 사슬을 끊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영국 공중보건국(PHE)은 2차 백신 접종까지 완료한다면 델타 변이 감염으로부터 상당한 보호막을 제공할 수 있다고 본다.

CDC에 따르면 미국 성인 인구 약 45%가 코로나19 예방 접종을 완료했고, 53%는 1회 이상 접종을 받았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독립기념일까지 1회 이상 접종자 비율이 70%를 넘기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러나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백신 접종을 기피하는 분위기인 데다 접종 속도도 느려지고 있어 목표 달성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제프리 지엔츠 백악관 코로나19 대응 조정관은 "백신 접종 목표가 고령층에서는 이미 달성됐지만 18~26세 연령층에서는 얘기가 다르다"면서 "델타 변이 감염자 중 상당수가 젊은이들"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백신 접종률 70% 달성을 위해선 몇 주가 더 걸릴 것 같다"고 덧붙였다.

카이저패밀리재단이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성인 5명 중 1명은 백신을 접종하지 않거나 필요한 경우에만 접종하겠다고 답했다. 이미 백신을 맞았거나 맞을 예정이라고 답한 사람들을 제외하면 남은 인원의 절반 이상이 접종을 주저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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