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기 잊은 삼성전기·LG이노텍...2분기 '깜짝 실적' 기대

머니투데이 오문영 기자 2021.06.22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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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수기 잊은 삼성전기·LG이노텍...2분기 '깜짝 실적' 기대


삼성전기 (146,200원 ▲1,700 +1.18%)LG이노텍 (213,500원 ▲1,000 +0.47%)이 비수기인 2분기에 '깜짝 실적'을 예고했다. 코로나19(COVID-19) 사태 여파로 전자제품 시장 호조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각각 주력인 MLCC(적층세라믹콘덴서)와 카메라 모듈 사업이 견조한 실적을 거둘 것이란 전망이다. 비수기 선방이 예상되면서 양사가 올해 최대 실적을 쓸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1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가 집계한 증권사들의 삼성전기 2분기 실적 평균 예상치는 매출 2조1574억원, 영업이익2950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9%, 영업이익은 207.3% 상승한 수치다. 영업이익의 경우 2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던 2018년(2068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역대 최대 영업이익은 MLCC 호황 덕이라는 평가다. MLCC는 전자제품 회로에 전류가 일정하게 흐를 수 있도록 제어하는 부품으로 반도체에 전기를 일정하게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스마트폰과 가전제품, 자동차 등 대부분의 전자제품에 들어가기 때문에 '전자산업의 쌀'로 불린다.

코로나19 사태 영향으로 비대면 수요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고부가인 제품 고용량 정보통신(IT)용 MLCC 판매를 중심으로 실적을 큰 폭으로 개선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자동차 시장 회복으로 전장용 제품 공급도 확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글로벌 반도체 공급난으로 MLCC 수요 감수가 우려됐지만 삼성전기는 이와 관련해 지난 1분기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삼성전기는 천진 신공장과 필리핀 공장을 활용해 글로벌 MLCC 시장 점유율을 키우고 있다. 삼성전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기준 22%에 머물렀던 점유율은 올해 1분기 기준으로 25%로 상승했다. 5G 상용화로 초소형·고성능·고신뢰성 MLCC 필요성이 커지는 상황에 대비해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신기술 개발에도 몰두하고 있다.

LG이노텍도 올해 2분기에 매출 2조1386억원, 영업이익 1121억원의 큰 폭 개선된 실적을 거둘 것으로 증권사들은 보고 있다. 이는 전년 동기와 비교해 매출은 38.9%%, 영업이익은 161.3%% 증가한 규모다.

호실적의 배경에는 카메라 모듈 분야를 담당하는 광학솔루션 사업부가 있다. 특히 사업부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주요 고객사 애플의 아이폰 12시리즈가 양호한 판매를 기록 중이다. 대만 시장조시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애플의 스마트폰 생산량은 전년 대비 12.3% 늘어난 2억2300만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경쟁사인 중국 카메라 모듈 제조사 오필름이 애플 공급망에서 제외된 영향도 실적 개선에 한몫한다. 미국 상무부가 지난해 7월 오필름 등 11개 기업을 소수민족 탄압, 강제 노동 등 이유로 제재 대상에 올리면서 아이폰·아이패드용 카메라 모듈 공급사는 LG이노텍과 일본 샤프 두 곳으로 좁혀졌다. 써니옵틱 등 새로운 경쟁사가 진입할 때까지 높은 점유율이 유지될 것으로 업계는 본다.

글로벌 반도체 기판 부족난은 양사 실적 개선에 보탬이 되는 부문이다. 삼성전기는 CPU(중앙처리장치)나 GPU(그래픽처리장치)에 사용되는 FC-BGA(플립칩-볼그리드어레이), 모바일용 반도체 기판인 FC-CSP(플립칩-스케일패키지)가 주력 생산 기판이고 LG이노텍은 FC-CSP를 주요 제품으로 뒀. 기판 사업은 양사 매출에서 각각 22%, 6% 정도의 비중을 차지한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FC-BGA, FC-CSP를 포함한 고부가 반도체 기판의 가격 인상 효과와 수요 증가로 믹스 개선이 확대될 것"이라며 "비메모리 시장 확대와 반도체 사양 상향으로 BGA 계열의 반도체 기판 공급부족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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