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현장·1분1초 원망스럽다” 故 김동식 대장 영결식서 흐느낀 동료 대원들

뉴스1 제공 2021.06.21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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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재철 구조팀장 "대장님 마음속에 간직하고 안녕이란 말로 보내드린다”

고(故) 김동식 광주소방서 구조대장 영결식에서 구조대원으로 같이 근무했던 함재철 구조3팀장이 조사를 마친 뒤 거수경례를 통해 마지막 작별을 고하고 있다. © News1 김평석 기자고(故) 김동식 광주소방서 구조대장 영결식에서 구조대원으로 같이 근무했던 함재철 구조3팀장이 조사를 마친 뒤 거수경례를 통해 마지막 작별을 고하고 있다. © News1 김평석 기자


(경기광주=뉴스1) 김평석 기자,유재규 기자 = “그날이 원망스럽고 현장도 원망스럽다. 무시무시한 화마 속에서 구조하지 못하고 들어가지 못한 1분1초가 원망스럽다”

고(故) 김동식 광주소방서 구조대장 영결식에서 구조대원으로 같이 근무했던 함재철 구조3팀장은 조사를 통해 “국민들이 위험할 때 들어가 구조하는 역할을 했지만 정작 대장님을 구조하지 못했다. 벌겋게 뿜어져 나오는 거대한 화마를 멍하니 지켜볼 수 밖에 없는 우리가 초라하게 느껴졌다”며 흐느꼈다.



또 “대장님이 우리를 믿고 있었을 텐데 지켜내지 못해 죄송하다.가족들에게 죄송하다. 그 상심의 크기를 가늠할 수 없기 어떠한 말로도 위로할 수 없기에 더욱 더 죄송하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그는 고 김동식 대장과의 인연과 일화도 소개했다.



함 팀장은 “2002년 처음 만난 광주에서 돌고 돌아 지난해 1월 구조대에서 대장과 팀장이라는 인연을 다시 갖게 됐다”며 “팀장인 내게 ‘팀장은 대원들을 앞으로 이끌고 나가라’고 하시면서 이런저런 경험을 알려주셨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구조대장은 체력이 뒷받침 돼야한다’며 체력단련 시간에 같이 운동을 하고 수건을 목에 두르는 등 소소하게 나눴던 일상이 주마등으로 스쳐간다”며 김 대장과 함께 했던 즐거웠던 한때의 기억을 소환하기도 했다.

21일 오전 경기도 광주시민체육관에서 화마와 사투를 벌이다 화재현장에서 순직한 경기 광주소방서 소속 고(故) 김동식 구조대장(소방령)의 영결식이 엄수되고 있다. 김 소방령의 운구는 대전시 유성구 소재 대전현충원에 안장된다. 2021.6.21/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21일 오전 경기도 광주시민체육관에서 화마와 사투를 벌이다 화재현장에서 순직한 경기 광주소방서 소속 고(故) 김동식 구조대장(소방령)의 영결식이 엄수되고 있다. 김 소방령의 운구는 대전시 유성구 소재 대전현충원에 안장된다. 2021.6.21/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함 팀장은 “고속도로 구조현장에서 구조대 운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 합의점 없을 때 시간이 지나면서 (대장님의) 생각이 변하리라 믿고 있었는데 (오히려) 대장님 생각에 (제가) 맞춰졌다고 고백했었다”고 우직하면서도 원칙주의자였던 김 대장으로부터 받은 영향도 언급했다.


함 팀장은 “멋진 남편, 다정한 남편, 훌륭하셨던 분으로 대한민국의 마음속에 남을 것이다. 부디 좋은 곳에서 무거운 짐 내려놓으시고 아름다웠던 것만 가지고 좋은 곳으로 가시길 기원한다. 김동식 대장을 마음속에 간직한 채 안녕이란 말로 보내드린다”고 배웅했다.

또 “우리 구조대원 (모두) 잊지 않겠다. 앞으로 이런 아픔이 일어나지 않도록 안전하게 안전하게 안전하게 활동하겠다”고 약속했다.

고 김동식 구조대장은 경기 이천시 마장면 쿠팡 덕평물류센터에 화재가 발생한 지난 17일 오전 인명 수색을 위해 동료 4명과 함께 내부에 진입했다 탈출하지 못하고 순직했다.

김 대장은 고립 47시간 만에 이뤄진 수색재개 작업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1994년 4월 고양소방서에서 소방조직에 투신해 지난해 1월부터 광주소방서 구조대장으로 근무했다.

김 대장에게는 1계급 특진과 녹조근정훈장이 추서됐다. 김 대장은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돼 영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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