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반부패 중·장기 추진계획' 대국민 발표회에서 카메라 앞에 선 김창룡 경찰청장이 이렇게 다짐했다. '이용구 전 법무부 차관 폭행사건' 부실수사 의혹과 관련한 진상조사 결과가 발표된 지 5일 만이었다.
경찰의 단기 목표는 내년 국민권익위원회가 주관하는 청렴도 평가에서 1등급을 받는 것이다. 지난해 경찰청은 청렴도 평가에서 4등급이라는 결과지를 받아들었다. 직전해보다 1등급 하락했다. 장기적으로는 2032년까지 세계 10위권 청렴 경찰로 도약하겠다고 했다.
전국민적 관심사로 떠올랐던 '한강 대학생 사건'에서도 경찰을 불신하는 국민의 속마음이 드러났다. 경찰의 객관적인 수사 결과보다 근거없는 유튜브 영상에 여론이 들끓었다. 일부 경찰들은 답답함을 토로한다. 이미 경찰의 신뢰도가 땅에 떨어져 수사결과를 발표해도 국민들이 믿지 않는 지경이 됐다는 얘기다. 경찰 한둘이 모인 자리에서는 가족마저 의심의 눈길을 보낸다는 얘기가 오갔다.
검·경수사권 조정으로 경찰은 지난 1월부터 수사종결권까지 손에 쥐었다. 권한이 커진 만큼 더 높은 기준의 공정성과 청렴도는 필수적이다. 김창룡 청장이 간담회에서 가장 많이 하는 답이 있다. "법과 원칙에 따라 엄중하게 수사하겠다"는 말이다. 말뿐 아니라 진정성있는 변화를 시작으로 청렴경찰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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