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출연연구기관의 기술 사업화 지표가 전반적으로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장 수요가 없는 '장롱특허'를 지양하고, 연구 질 향상을 위한 평가제도 개선 노력이 효과를 내고 있다.
정부 및 출연연 R&D 예산 및 기술료 수입. /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
이는 시장 경쟁력을 갖춘 연구개발 성과물이 늘어난 결과로 풀이된다. 2019년 기준 국가R&D사업을 통해 확보된 국내특허, 해외특허는 각각 2만210건, 2347건이다. 이중 출연연이 보유한 국내특허는 3873개, 해외특허는 1634건으로 각각 전체의 24%, 70%를 차지한다. 해외의 경우 특허 등록 과정이 까다롭고, 비용도 더 들기 때문에 웬만한 기술로는 특허 출원 시도 자체가 어려운 게 현실이다.
NST 관계자는 "무분별한 특허 양산을 막기 위해 기술성과 시장성을 미리 검토하는 특허 사전심사를 강화하고, 확정되지 않은 특허출원 성과를 제외하는 등 연구자 개인 평가제도를 개선하면서 연구의 질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연구자 개인의 관심사가 많이 반영됐던 과거와 달리 시장이 필요로 하는 '수요자 중심'의 R&D 과제 발굴 문화가 연구현장에 빠르게 정착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ETRI 등 산업화 중심 출연연 6곳 연구생산성, 독일 프라운호퍼 제쳐
/자료=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이 시각 인기 뉴스
특허사용허가 같은 일회성 기술이전과 달리 기업과 함께 기술가치를 키워가는 기술출자 사업화 성공 사례가 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기술출자 후 지분매각을 통한 출연연 기술료 수입은 2018년 2억5000만원, 2019년 79억원, 2020년 988억원으로 급증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 ETRI 등 소위 기술출자 '대박' 사례가 잇따른 덕분이다. 이렇게 얻은 기술료는 또다시 연구자 인센티브 지급과 연구재투자 재원으로 쓰이면서 연구현장에 활력소가 되고 있다. ETRI는 바이오 벤처기업 신테카바이오에 1억3000만원 상당의 슈퍼컴퓨팅 기술을 출자한 뒤2019년 지분을 매각해 72억4000만원을 회수하면서 대박을 터뜨렸다.
NST 관계자는 "출연연 보유 특허 중 시장성이 높고 기업으로 기술이전과 사업화 가능성이 높은 특허를 유망제품별로 모아 마케팅 활동을 강화하고 패밀리기업 대상 분야별 맞춤형 IP 역량지원 등을 통해 기술이전과 사업화를 촉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