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진출 12년, 간판 자회사로 우뚝... 비결은 틈새전략"

머니투데이 김지산 기자 2021.06.15 05:00
글자크기

[2021 금융강국 코리아-신한은행③]

편집자주 한국 금융의 해외영토확장은 지난해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문을 걸어 잠근 시기에도 지속됐다. 인수합병(M&A)과 제휴를 멈추지 않았고 점포도 늘렸다. 신사업에도 적극적으로 진출했다. 일시적으로 이익이 줄었지만 경기가 회복되면 그 동안 씨를 뿌렸던 만큼 수확을 거두게 될 것이다. '퀀텀점프'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일본 진출 12년, 간판 자회사로 우뚝... 비결은 틈새전략"


신한은행이 일본에 자회사(SBJ)를 세운 건 12년 전인 2009년의 일이었다. 10개 글로벌 자회사 중 SBJ 이후 세워진 자회사는 멕시코와 인도네시아 법인 정도다. 상대적으로 신출내기지만 성과는 최고 수준이다.

지난해 SBJ는 약 770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베트남 법인(1243억원)에 이어 두 번째다. 베트남의 경우 2017년 호주 ANZ 은행으로부터 리테일을 인수하면서 덩치를 키웠다. 그런 만큼 인수합병(M&A) 없이 성장한 SBJ의 존재가치는 남다르다.



SBJ의 설립 첫해 총자산 3526억엔(약 3조6000억원)에서 지난해 1조212억엔(약 10조4000억원)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2009년 13억4000만엔(약 140억원) 적자에서 지난해 75억4000만엔(약 770억원)으로 급성장했다.

SBJ는 비결로 틈새전략을 든다. 김재민 SBJ 부사장은 "투자형주택론은 메가뱅크가 관심 없던 분야였는데 현지 고객들의 욕구가 크다는 걸 읽어냈다"며 "2012년에 상품을 출시한 이후 시장에 안착해 견인차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한국식 RM(Relationship Management, 기업금융지점장) 영업도 성공적이었다. SBJ는 영업점마다 RM을 임명했는데 일본에서는 생소한 방식이었다. RM은 기업들에 일반적인 자금지원 뿐만 아니라 종합금융서비스를 제공하면서 호평을 받았다. 2018년부터는 한국 기관투자자들에게 현지의 상업용 부동산을 선보인 게 주효해 본격적인 IB(투자은행) 영업도 곧 전개한다.

물론 어려움이 없는 건 아니다. 2016년부터 시작된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정책 영향으로 대출자산의 평균 금리가 떨어지고 있다. SBJ는 NIM(순이자마진) 하락 방어를 위해 조달 비용을 낮추는 데 전력을 쏟고 있다. 다행히 2018년 이후 3년 연속 무디스로부터 신용등급 A2(Stable)를 획득해 숨통이 트였다. SBJ의 NIM은 일본 시중은행 평균 0.80%를 크게 웃도는 1.56%에 도달했다.

김 부사장은 "운용 부문의 경우 개인은 투자용주택론, 기업은 수익형 부동산 담보대출, 기관투자자를 위한 IB대출 등 다양한 고마진 대출로 대응했다"며 "비대면 본인확인을 통한 리테일 유동성 예금 조달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SBJ는 지난해 4월 설립한 ICT(정보통신기술) 자회사 DNX를 신성장동력으로 키우는 중이다. DNX는 금융사들의 디지털전환을 돕는다. 지난해 11월 도쿄 키라보시 파이낸셜 그룹이 설립 준비 중인 디지털 전문은행에 클라우드 뱅킹 시스템을 제공하는 계약을 맺었다. 키라보시 파이낸셜 그룹은 DNX의 디지털 기술을 통한 비대면 서비스를 기반으로 다양한 외부 플랫폼과 연계하는 BaaS(Banking as a Service)형 비즈니스 모델을 추진 중이다.

김 부사장은 "SBJ는 2017년 디지털 기업으로 전환을 선언하면서 일본 최대 메신저인 라인과 플랫폼 제휴를 통한 디지털 서비스를 시작했다"며 "디지털 전환을 통해 비즈니스 모델을 업그레이드 하면서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