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 싹쓸이' 빅4는 옛말…회계사 선발인원 줄어들까

머니투데이 조준영 기자 2021.06.11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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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습회계사를 싹쓸이하던 빅4 회계법인(삼일·삼정·한영·안진)의 모습이 사라졌다.

금융위원회가 신(新)외감법에 따른 업무량 및 회계수요 증가추세에 맞춰 2년 연속 최소선발인원을 1100명으로 결정했지만 교육인프라를 갖춘 빅4의 수요는 이를 밑돌고 있다.

당국은 2019년 선발인원을 1100명으로 역대 최대치로 증원하면서 3개년 인원결정 방향을 제시한 바 있다. 당시 2022년부터 시험적령기 인구가 순감소하는 통계는 향후 의미 있는 고려요소로 보인다고 언급한 만큼 내년부터 감소세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10일 회계업계에 따르면 빅4의 올해 수습채용 예정 인원은 지난해 선발인원(752명) 대비 198명 늘어난 950명이다. 빅4 모두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채용인원을 늘렸지만 여전히 최소선발인원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나머지 150명의 수습회계사들은 중견·중소회계법인에 들어가야 하지만 빅4 대비 제대로된 교육환경을 갖추지 못해 일각에선 다음 시험을 준비해야할지 모른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구체적으로 1위 회계법인인 삼일은 250명을 선발한 예정으로 전년 대비 30명가량 늘었다. 이어 업계 2위인 삼정이 300명, 안진과 한영이 각각 200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특히 삼정의 경우 2015년부터 7년 연속 가장 많은 수습회계사를 선발하는 등 채용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감사, 딜, 세무 등 특정 본부 가릴 것 없이 전반적으로 회계사 수요가 늘어났다는 설명이다.

2019년은 주기적지정제, 감사인 등록제 등 신외감법 시행이 본격화되던 시기로 회계일감이 늘고 덩달아 연봉도 큰 폭으로 뛰면서 채용시장에 붐이 일었다. 이에 금융위는 2009년부터 850명으로 유지되던 선발인원을 2019년 1000명으로 늘린 이후 2020년과 2021년엔 2년 연속 1100명으로 선발규모를 확대했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최근 몇년간 빅4 회계사들의 연봉이 크게 오름과 동시에 업무량도 과중해지면서 기업이나 로컬회계법인으로 떠나는 비중이 늘어났다. 회계수요 증가는 표면적인 이유고 실은 늘어난 퇴사율에 따른 충원이란 설명이다.

실제 실무를 책임지는 허리연차들은 비슷한 수준의 연봉을 제공하는 중견회계법인으로 이직하는 경우가 잦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금융위 산하 '공인회계사 자격제도심의위원회'는 지난 2019년 11월 회계사 선발인원을 1100명으로 결정하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당시 금융위는 경제성장률, 과거 10년간 외부감사 대상회사 증가추이 등을 고려하면 외부감사 대상 회사수는 향후 4년간 약 4.22~4.80%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장래인구 추계(만 18~19세), 대학입학자수 추이 등을 감안하면 회계사 응시자수는 중장기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당시 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은 "2021년 이후 선발인원은 큰 변수가 없는 한, 전년대비 큰 폭의 변화(예: ±5%)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2022년부터 시험적령기 인구(25~29세)가 순감소하는 통계는 향후 선발인원 결정시 가장 의미 있는 고려요소 중 하나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경로의존성이 있다고 봐야할 것"이라면서도 "논의를 해봐야 알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금융위는 내년도 회계사 최소선발인원을 오는 11월중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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