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더나 창립멤버의 회고 "코로나 백신 초고속 개발 비결은…"

머니투데이 박다영 기자 2021.06.09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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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랭거 매사추세츠공대(MIT) 석좌 교수/사진='2021 KPBMA 컨퍼런스 with MIL ILP' 화면 캡처로버트 랭거 매사추세츠공대(MIT) 석좌 교수/사진='2021 KPBMA 컨퍼런스 with MIL ILP' 화면 캡처


모더나 창립 멤버인 로버트 랭거 매사추세츠공대(MIT) 석좌교수가 코로나19(COVID-19) 백신 '초고속' 개발 비결에 대해 입을 열었다. 50여년간 숙성한 기초연구였다. 탄탄한 기본기가 미국 정부의 초고속 작전을 만난 것이 모더나식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백신이었다. 모더나는 하루 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았다.

로버트 랭거 교수는 9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온라인으로 진행한 '2021 KPBMA 컨퍼런스 with MIL ILP'에 참여해 모더나 창업에 대해 언급했다.



랭거 교수는 "모더나는 12년간 직원이 없다가 1300명의 직원을 보유하는 회사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1976년 약물전달체계와 관련한 논문을 네이처지에 발표했다"며 "이후에도 이와 관련해 여러 연구를 진행했다. 2010년 젊은 연구자와 mRNA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가 창업한 곳이 모더나"라고 말했다.

랭거 교수는 데릭 로시·팀 스프링거 하버드 대학교 교수와 함께 2010년 모더나를 창립했다. 줄기세포 학자였던 로시 교수가 mRNA와 관련한 연구를 하고있었다. 랭거 교수는 약물전달시스템 분야 전문가다. 약물전달시스템 및 조직 공학분야를 전공한 후 세계에서 논문이 가장 많이 인용된 공학자로 꼽힌다. 1970년대부터 꾸준히 한 분야를 연구하고 이를 적용할 적절한 플랫폼을 찾아 접목하면서 코로나19 백신이 탄생한 것이다. 이 후 프랑스 출신의 사업가 스테판 밴셀을 최고경영자(CEO)로 영입해 본격적으로 기업 경영을 시작했다.



랭거 교수는 "2020년 나노기술을 mRNA와 접목시켰다"며 "코로나19가 시작됐을 때는 백신을 포함해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연구를 진행중이었다"고 말했다.

탄탄한 연구력을 기반으로 모더나는 mRNA 플랫폼 기반 코로나19 백신 상용화에 성공했다. mRNA는 DNA가 단백질을 만들 때 유전정보를 담아서 전달한다. 이 원리를 이용한 mRNA 백신을 체내에 투여하면 코로나19 바이러스 단백질을 만들어낸다. 체내 면역체계가 이를 이물질로 인식하고 항체를 만들게 된다.

그는 "독감 백신의 예방효과가 50%인데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은 예방효과가 90%다"라며 "기존 (항원) 백신이 오랜 기간 단백질 배양 과정을 거친 후 투여한 것과 달리, mRNA 백신은 체내에 주입해 스스로 단백질을 만들도록 지시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랭거 교수는 모더나가 코로나19 백신을 발빠르게 개발해 상용화에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으로 경영진의 판단과 투자자들의 연구비 지원을 꼽았다.

랭거 교수는 "코로나19가 시작됐을 때 모더나의 경영진이 중요한 질환이 될 수 있다고 인식해 mRNA 기법 연구에 들어가도록 결정했다"며 "관련 연구를 진행해 1달 만에 임상에 들어갈 물량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그는 "투자자들도 상당히 많은 연구비를 지원했다"며 "노르웨이에 생산기지를 만들고 그 덕분에 MIT와 멀지 않은 곳에 시설을 만들어 백신을 생산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첫 번째 임상을 3월쯤에 시작한 후 5월부터 데이터가 나왔고 11월에는 95% 유효성이 있다는 것을 확인해 긴급사용승인을 받게 됐다"며 "모더나는 부스터백신, 변이백신 등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번 코로나19(COVID-19) 백신 이후에도 mRNA 플랫폼이 다른 치료제에 적용될 '좋은 기술'이라고 봤다.

랭거 교수는 "mRNA는 좋은 기술의 예"라며 "수년 전 저술한 논문에서 경구용(먹는약)으로 투여했다. 앞으로 다른 치료제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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