얀센 완판에 잔여백신 '광클'…30대는 "언제 맞나" 불안이 더 컸다

머니투데이 정한결 기자 2021.06.03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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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코로나19 서울시 양천구 예방접종센터에서 한 시민이 백신 접종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지난달 31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코로나19 서울시 양천구 예방접종센터에서 한 시민이 백신 접종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불안해도 맞는게 낫다."

코로나19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 초기 일었던 불안감이 얀센 백신 '완판 사태'로 불식되는 모양새다. 정부가 지난 1일 얀센 백신에 대한 예약을 받자 시작과 동시에 서버가 마비되는 등 사람이 몰렸다. 미국이 제공한 100만명분의 백신 중 90만명분이 동나기까지 걸린 시간은 약 18시간에 불과했다. '가장 좋은 백신은 지금 접종할 수 있는 백신'이라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최근 얀센 백신 사전 예약을 마친 30대들은 부작용을 감안하더라도 접종이 안전하다고 입을 모은다. 서울 청진동에서 직장을 다니는 하모씨(31)는 "불안해도 맞는게 낫다"며 "애초에 주위에 백신을 다 맞는다는 상황서 나만 안맞기도 뭐해 신청했다"고 말했다.



반포동에서 직장을 다니는 박모씨는 당초 백신에 대한 큰 불안이 없었다. 박씨는 "중증 방지 확률이 높다고 들었다"며 "(예방 효과가 큰) 화이자였으면 더 좋았겠지만 얀센을 예약할 기회가 돼서 예약했을 뿐, 부작용이 불안해도 안맞는 것보다는 안전하다"고 밝혔다.

백신 접종자에 대한 혜택에 관심↑...얀센은 1회 접종으로 충분
서울 강남구에 거주하는 김모씨는 백신 접종 이후 주어지는 혜택들 때문에 예약에 나섰다. 김씨는 "얀센 예방 효과가 타 백신대비 떨어지는데도 예약했다"며 "해외여행을 좋아하는데 (미국 백신인) 얀센을 맞으면 자가격리 없이 미국 괌 등을 놀러갔다 올 수 있다고 한다"고 했다. 이어 "부작용이 혈전증인데 조기에 발견하면 치료도 된다고 한다"며 "주위에도 백신 접종을 적극 권유했다"고 했다.



정부는 지난 달부터 백신접종완료자에 한해 해외서 입국시 자가격리 의무를 없앴다. 미국과 유럽 등도 접종자에 대해 격리 면제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지난 1일부터는 8인 이상 직계가족 모임 허용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기로 하면서 백신 사전예약에 사람이 몰린 것으로 보인다.

특히 얀센 백신은 아스트라제네카(AZ) 등 두 차례 접종이 필요한 다른 백신과 달리 1회 접종만으로 예방 효과가 있다. 여의도에 근무하는 전모씨는 "얀센의 경우 한 번만 맞으면 된다고 해서 예약했다"고 했다.

1회 만으로 접종완료자로 구분되기에 2회 이상 맞기 위해 기다릴 필요가 없어 예약했다는 설명이다. 6월 중순에 얀센 백신을 접종한 사람은 7월부터 '접종완료자'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접종하겠다' 응답자 69.2%, 한달 전보다 7.8% 증가
백신 인기는 얀센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지난달 27일부터 네이버·카카오 등의 앱을 통한 잔여백신 조회·예약이 시작됐지만 백신이 나오는 족족 순식간에 예약이 찬다.

보건복지부와 문화체육관광부가 한국리서치와 함께 지난달 25일부터 27일까지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한 결과 미접종자 중 예방접종을 받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69.2%였다. 지난 4월(61.4%) 대비 한 달 사이 7.8%포인트 오른 수치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백신에 대한 불안감이 전반적으로 완화됐다"며 "기존에는 백신 수급이 안됐기 때문에 '언제 맞을 수 있을까'는 불안감이 있었다면 최근 들어 백신이 실질적으로 보급되면서 접종에 대한 기대감이 올랐다"고 했다.

이어 "얀센의 경우 변이 바이러스에 상당히 효과가 있고, 미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아 여행시 자가격리도 안한다"며 "1회 접종이라 정부의 인센티브 받기도 용이한 점 등 관련 정보를 30대가 제대로 파악하고 있어 예약 마감이 빨리 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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