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제한 종료 임박…금융지주 '역대급 중간배당' 나오나

머니투데이 김지산 기자 2021.06.0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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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현정 디자인 기자그래픽=김현정 디자인 기자


배당성향 20% 제한이 이달 말 종료되면서 금융지주들이 역대급 중간배당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해마다 높아지던 배당성향에다 1분기 역대급 실적까지 더해져서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금융지주회사는 상반기 결산과 함께 일제히 중간배당에 나선다.



금융지주회사들은 매년 배당성향을 높여왔으나 지난해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금융당국의 배당 제한으로 주주들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2017년 이후 3년간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의 배당성향은 △2017년 22.53~23.57% △2018년 24.80~25.54% △2019년 25.78~25.97% 범위였다. 그러나 재무 안정성을 확보하라는 금융당국의 권고로 신한금융(22.7%)을 제외한 나머지 금융지주들은 20% 이내로 배당성향을 맞췄다. 신한금융의 경우 금융위기 상황을 가정한 당국의 스트레스 테스트를 통과하면서 타 지주들과 다소 다른 배당정책을 썼지만 대동소이했다.

금융지주회사들이 지난해와 달리 공격적으로 배당에 나서야 하는 사정도 있다. KB금융의 경우 윤종규 회장이 주주들의 눈높이를 맞추겠다고 언급했다. 윤 회장은 3월 주주총회에서 "정관에 이미 (분기배당이 가능하도록) 허용됐다"며 "최근 금융주에 대한 안정적인 배당을 기대하는 주주들이 많아지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분기든, 반기든 여러 상황을 봐서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신한금융의 경우 지난해 홍콩계 사모펀드 2곳을 대상으로 1조1582억원 규모 3자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하면서 물량 증가에 의한 주가 하락 보상으로 분기배당 카드를 꺼냈다. 조용병 회장은 주총에서 "적극적 주주환원 정책으로 주주가치를 높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4대 금융 중 유일하게 반기배당을 해오던 하나금융은 지난해 상반기 당국 권유에 배당성향을 1년 전 12.45%에서 10.84%로 낮춰야 했다. 그런데 연말배당에서 또다시 당국의 배당제한 벽에 부딪힌 탓에 올해 배당성향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도 손태승 회장이 지난 3월 주총에서 "올해 실적개선과 더불어 적극적인 주주환원정책으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금융권은 중간배당을 포함해 올해 금융지주들의 연간 배당성향이 최소 2019년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상반기 개선된 실적이 추가로 반영될 경우 연간 배당성향은 더 높아질 여지도 있다. 4대 금융지주는 지난 1분기 약 3조9700억원 순이익을 거둬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가량 성장했다. 2분기도 상황은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FN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이들의 2분기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31% 신장한 3조514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댜봤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배당 자제 시한을 6월 말로 설정한 만큼 상반기 실적 발표를 즈음해서 중간배당 여부와 배당액을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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