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컴 '2세 경영' 본격화…38세 김연수 부사장 이력보니(상보)

머니투데이 백지수 기자 2021.05.2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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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수 한글과컴퓨터 총괄부사장 /사진=한글과컴퓨터김연수 한글과컴퓨터 총괄부사장 /사진=한글과컴퓨터


중견 IT(정보기술) 기업 한글과컴퓨터 (24,050원 ▼950 -3.80%)(한컴)가 2세 경영 체제를 본격화한다. 김상철 한컴그룹 회장 부부가 지닌 지분 전량을 장녀인 김연수 한컴그룹 총괄부사장에게 넘기면서 김 부사장을 중심으로 경영 체제가 재편된다.

김 회장과 부인 김정실 한컴그룹 사내이사, 한컴 계열사 캐피탈익스프레스는 이날 한컴 보통주 총 232만9390주(9.4%) 전량을 사모펀드(PEF) 운용사 다토즈파트너스가 신규 설립한 에이치씨아이에이치(HCIH)에 매각했다고 24일 공시했다. 다토즈는 김 부사장이 지난해 8월 세운 PEF 운용사다. 총 거래 규모는 500억원이다.



김 사내이사가 갖고 있던 167만848주와 김 회장의 42만2792주, 한컴 계열사 캐피탈익스프레스가 보유한 23만5750주가 HCIH로 양도됐다.

오너 2세로 지배구조 재편…한컴 "미래가치 반영한 지분 매각"
이번 지분 매각은 사실상 김 부사장으로의 경영권 승계 작업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증여세·상속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김 부사장이 설립한 PEF에 매각하는 방식으로 김 회장 부부의 지분을 증여한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이와 관련 김 부사장은 "일반적으로 승계에서 취하는 자산의 포괄적 승계 대신 한컴의 미래 가치를 반영해 지분가치를 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HCIH 설립에 다토즈뿐 아니라 또 다른 PEF 운용사 메디치인베스트먼트도 참여했다고도 덧붙였다.

김 회장이 당장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는 것은 아니다. 김 회장은 여전히 한컴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하는 한컴위드의 최대주주로서 경영권을 행사한다. 김 회장은 한컴위드 지분율 31.97%(902만4093주)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한컴 경영 등판한 김 부사장…투자이력 '눈길'
이번 지배구조 재편으로 김 부사장의 경영 능력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그동안 IT 업계에서 김 회장이 '전략가'로 통했던 만큼 딸인 김 부사장이 어떤 역량을 펼칠지 주목된다.


올해 38세인 김 부사장은 지난해 부사장 승진 후 한컴이 미래 성장 동력으로 바라보고 있는 드론, 블록체인 등 분야의 투자 전면에 나섰다. 다토즈를 설립한 뒤 첫 펀드로 지난해 9월 우주·드론 기업 한컴인스페이스를 한컴그룹과 공동 인수했다. 최근에는 다토즈를 통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에 700억원을 투자했다. 한컴그룹에서는 AWS(아마존웹서비스)와 네이버클라우드, 카카오, NHN 등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주도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김 부사장은 2006년 한컴 계열사 위지트로 입사한 후 한컴그룹의 M&A(인수·합병)와 성장 전략을 담당해 왔다. 2015년부터 벨기에 기업 아이텍스트사의 의장 및 대표이사를 맡아 회사를 3배 이상 성장시켰고 현재도 이곳의 이사회 멤버로 참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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