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오를 때까지 기다리자"…4월 외화예금 '사상최대'

머니투데이 유효송 기자 2021.05.18 0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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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우리나라의 외화예금이 사상 최대치인 948억3000만달러를 나타냈다. 수출이 호조를 보이면서 기업들의 통장에 수출 대금이 달러화로 두둑하게 입금된 가운데, 달러/원 환율이 하락(원화가치 상승)하자 기업과 개인 모두 달러 보유를 늘린 결과다/사진=뉴스1지난달 우리나라의 외화예금이 사상 최대치인 948억3000만달러를 나타냈다. 수출이 호조를 보이면서 기업들의 통장에 수출 대금이 달러화로 두둑하게 입금된 가운데, 달러/원 환율이 하락(원화가치 상승)하자 기업과 개인 모두 달러 보유를 늘린 결과다/사진=뉴스1


지난달 말 외국환은행의 거주자외화예금 잔액이 3개월 연속 증가하며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수출호조로 기업들의 달러화 예치가 늘고 최근 원/달러 환율 하락세가 이어지자 개인이 '달러화 사재기'에 나서면서 달러 예금이 사상 최대 규모로 불어났다.

한국은행이 17일 발표한 '2021년 4월중 거주자외화예금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외국환은행의 거주자외화예금은 948억3000만달러로 전월말 대비 21억3000만달러 증가했다. 작년 10월 사상 처음으로 900억달러를 돌파한 이래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것이다. 거주자외화예금은 내국인과 국내기업, 국내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국내에 진출해 있는 외국기업 등의 국내 외화예금을 뜻한다.



통화별로 보면 달러화예금이 전월대비 24억3000만달러 증가했다. 기업과 개인의 달러화 예금도 역대 최고치다. 지난달 기업의 달러화 예금은 역대 최고인 636억9000만달러였다. 기업은 수출호조가 이어지면서 수출대금을 예치한 영향을 받았다. 해외채권 발행대금 예치도 늘어났다. 기업이 해외채권을 발행할 때 들어온 외화를 잠시 예치해둔 것인데 원래 채권 발행 용도로 사용하기 때문에 일시적인 영향이라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개인들은 저가 매수를 노린 움직임이 뚜렷했다. 달러는 지난 3월 평균 1131.8원에서 지난달 1112.3원으로 약 20원 하락했다.

한은 관계자는 "달러화의 경우 기업의 경우 수출 호조의 영향이 있다"며 "환율이 떨어지면서 기업들이 현물환 매도 시점을 조정하는 것도 일부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들은 달러화가 하락하면 향후 가치 상승을 기대해 달러화 수출대금의 원화 환전을 늦추는 경향이 있다.



반면 유로화 및 엔화예금은 각각 2억달러, 1억1000만달러 감소한 41억5000만달러, 54억1000만달러로 나타났다. 유로화예금은 증권사에서 단기 운용자금을 인출하고 일부 기업의 수입대금 결제 등으로 감소했다. 위안화는 3000만달러 감소한 17억5000만달러였다. 영국 파운드화와 호주 달러화 등 기타통화는 4000만달러 늘어난 17억4000만 달러다.

주체별로 보면 전체 외화예금 중 기업예금(747억9000만달러) 및 개인예금(200억4000만달러)이 각각 14억6000만달러, 6억7000만달러 증가했다. 국내은행(831억3000만달러)와 외은지점(117억달러)은 각각 18억7000만달러, 2억6000만달러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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