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케이뱅크 유상증자, 베인캐피탈 등판…1兆로 판 커진다

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정혜윤 기자 2021.05.17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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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뱅크 유상증자가 최대 1조원 규모로 커진다. 글로벌 PEF(경영참여형 사모펀드)인 베인캐피탈을 비롯해 MG새마을금고, 싱가포르투자청 등 큰 손들이 줄줄이 투자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케이뱅크도 더 큰 성장을 노릴 수 있게 됐다.

17일 IB(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케이뱅크 2차 유상증자에 참여하려는 투자자들이 점차 늘어나면서 증자규모가 당초 6700억원보다 확대된 1조원 규모로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케이뱅크는 지난해부터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를 주관사로 선정하고 투자자를 모집하고 있다.



이번 유상증자에 가장 큰 규모로 참여하는 것은 글로벌 PEF인 베인캐피탈이다. 베인캐피탈은 케이뱅크에 3000억원 규모 출자해 10% 이상 지분을 보유하며 단박에 주요 주주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IB업계 큰 손으로 떠오른 MG새마을금고도 이번 유상증자에 2000억원 규모로 참여할 것으로 전해졌다. MG새마을금고는 최근 글로벌 3대 골프브랜드인 '타이틀리스트'를 국내 신생 PEF인 센트로이드PE가 인수할 수 있도록 큰 힘을 보탠 LP(출자자)로 알려져 있다.



국내 토종 PEF인 MBK파트너스도 2000억원 규모로 유상증자에 참여하고,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싱가포르투자청(GIC)도 1000억원 규모를 투자할 것으로 알려졌다.

케이뱅크 최대주주인 BC카드도 원래대로 2000억원 규모로 유상증자에 참여,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케이뱅크 유상증자 규모는 당초 6700억원에서 1조원 규모로 대폭 늘어나게 됐다. 케이뱅크와 주관사는 큰 손 투자자들이 잇따라 대거 유상증자 참여 의사를 밝힘에 따라 증자 규모를 확대한 것으로 전해진다.


덕분에 케이뱅크 자본금은 9000억원 규모에서 단박에 2조원 가까이로 점프하게 됐다. 1위 인터넷 은행인 카카오뱅크 자본금(2조3830억원) 규모에 비견되는 수준이다.

케이뱅크는 과거에도 자본확충을 추진하다 실패했다. 당시 성장성이 보이지 않는데다 1위 사업자와의 시장점유율 격차가 컸고, 지배구조 이슈도 발목을 잡았다.

그러나 지난해 최대주주가 KT에서 BC카드로 변경되면서 지배구조 이슈가 해소됐고 가상자산 거래소인 '업비트'로 신성장 동력까지 확충하면서 흥행 날개를 달았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6월 말부터 가상자산 거래소인 '업비트'와 제휴해 실명계좌 발급 및 원화 입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 4월 한달에만 146만명의 고객을 확보, 전체 고객 수가 537만명으로 급증했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케이뱅크는 이번에 업비트와의 제휴로 인터넷은행의 확장성을 입증했다"며 "카카오뱅크가 시장 강자이긴 하지만 철저히 카카오 채널에 기반한 사업을 펼치는 것에 반해 케이뱅크는 다른 사업자와의 제휴 등이 가능한 만큼 인터넷 은행계의 안드로이드와 비슷한 셈"이라고 평가했다.

케이뱅크가 2조원 규모 인터넷은행으로 성장하면 다양한 대출상품 등을 출시해 공격적 영업에 나설 수 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유상증자에 참여하려는 곳들이 늘어 분위기가 좋은 것은 맞다"며 "아직 유상증자 절차가 마무리된 게 아니어서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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