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선 전제한 오세훈 "재개발·재건축 24만호 신규 인허가"

머니투데이 유엄식 기자, 기성훈 기자, 강주헌 기자 2021.05.17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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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이 17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대회의실에서 취임 한달을 맞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오세훈 서울시장이 17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대회의실에서 취임 한달을 맞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오세훈 서울시장이 내년 6월 지방선거 '재선'을 전제로 주택공급 목표을 제시했다. 향후 5년간 재개발과 재건축을 통해 도심에 24만호 공급하겠다는 구상이다.

오 시장은 17일 취임 한 달을 맞아 서울시청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임기 5년을 상정해서 2025년까지 재건축과 재개발로 연간 4만8000가구씩 24만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공급 물량을 '신규주택 인허가 단계까지'로 규정했다.



오 시장은 신속한 재건축 공약과 달리 규제완화 정책이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에 "아마 당선 후 1주일 이내 뭘 하겠다는 말씀을 드려 성에 안차시는 재건축 단지도 분명 있다"며 "그러나 약 482개 재개발, 재건축 단지 중 주요 재건축 단지를 제외하면 90%가 넘는 단지들은 원래 계획대로 순항 중"이라고 답했다.

오 시장은 취임 후 재건축 기대감에 가격이 급등한 압구정, 여의도, 목동, 성수동 등 4개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추가 지정한 것과 관련 "분명히 바람직한 현상이 아니"라며 "지정 과정에 5일 정도 오히려 가격을 올릴 수 있는 기간이 있어 문제를 제기했고 국토부와 공감대가 형성돼 잘못된 규정을 바꾸는 작업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오 시장은 이날 "비정상적인 거래나 가격급등에 대해선 좀 더 강력한 규제를 국토부와 함께 내놓겠다"며 투기 억제책을 강조하면서도, "지나친 억제 위주 정책은 완화하고 몇 가지 재개발 활성화 대안을 모색 중"이라며 규제와 공급 활성화 대책을 동시에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오 시장은 전임 시장이 강조한 도시재생 정책과 관련해선 "일률적으로 안하겠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본적 없다. 재개발 재건축과 잘 어우러질 때 바람직한 주택 선순환이 이뤄질 수 있다"며 폐지론에 선을 그었다. 도심 정비사업 방향에 대해선 "공공주도와 민간주도가 자연스럽게 경쟁하는 구도 속에서 선택은 주민들이 한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그는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시행 중인 매입 임대주택 정책에 대해선 "(공급) 숫자를 줄이더라도 들어갈만하고 싶은 지역에 공급해서 공실률을 줄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감사원은 SH공사가 매입한 임대주택 1만9495가구 중 4697가구(24.1%)가 빈집이며, 이 중 3365가구는 6개월 이상 공실로 방치됐다는 정기감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오 시장은 대중교통 요금 인상 가능성에 대해선 "이 시점이 적기인가. 코로나19로 어려운 시민들이 많다"며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요금제 개편에 앞서 운영 주체인 서울교통공사의 비용절감을 촉구했다.

그는 수도권 쓰레기 매립지 문제에 대해선 "2025년 예정된 종료 시한이 지금 속도로 보면 조금 더 늦춰질 것 같다"며 "환경부, 서울시, 인천시, 경기도 4자가 기존에 해왔던 협의를 거쳐 미리 준비하는 게 가능하다"며 문제 해결을 낙관했다.

전임 시장이 결정한 광화문광장 공사를 보완 후 진행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전혀 의외의 결정이 아니"라며 "시민 여러분이 용납 안 될 정도의 문제가 있다면 과감히 유턴할 수 있지만 그게 아니라면 행정 연속성을 존중하는 방향"이라고 답변했다.

코로나19(COVID-19) 자가검사키트 도입과 관련해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협의를 통해 합의하에 시범사업을 시행하는 것이 의미가 있다"며 "(서울시가) 독자적으로 쓰는 건 자제하겠다"고 했다.

오 시장은 최근 한강공원에서 실종된 후 숨진 채 발견된 고(故) 손정민씨 사건 이후 공론화된 '공공장소 금주구역 지정' 방안과 관련해선 "오늘 내일 갑자기 한강에서 치맥(치킨맥주)이 금지되는 일은 없다"면서 "갑작스런 시행은 안 된다. 1년 정도는 토론회 등 공론화 작업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오 시장은 이날 "지난 한 달간 시간가는 줄도 잊은 채 열심히 달렸다"며 "석전경우(石田耕牛), 돌밭을 가는 소의 마음으로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겠다"고 소회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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